공자는 40대가 되어 '불혹(不惑)'. 즉,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21세기의 40대에게 '불혹'은 먼 일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가족의 생계, 고용불안, 경제적 부담 등으로 인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체적, 정신적인 건강상태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에는 극심한 불안과 함께 두통,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등 여러 신체증상이 나타나는 '공황장애'를 겪는 40대들이 늘어났다. 실제 국민건강보험 관련 통계에서도 4명 중 1명이 4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병원을 찾아 해결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스스로가 자신을 나약하다고 채찍질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성의 경우 정신적인 문제로 의료기관을 찾는 일은 더욱 흔치 않다. 남성에게 강한 정신력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사회적 특성상 이를 드러내는 것에 큰 용기가 필요해서다.
그러나 공황장애는 참는다고 해결되는 질환이 아니다. 한의학에서는 해당 증상을 일으킨 근본 원인으로 '심장'에 있다고 한다. 예로부터 심장은 자율 신경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장기로, 자율적인 감정 조절 능력과 연관돼 있다. 심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심장에 열이 오르면 그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것이 곧 공황장애를 일으킨 하나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공황장애 개선을 위해서는 달아오른 심장을 가라앉히는 한편, 몸과 마음의 균형까지 되찾을 수 있는 복합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장기간 누적된 스트레스와 마음에 쌓인 부담감, 불안감 등을 두루 털어내야 하므로 전문가와 함께 충분한 시간을 들여 접근해야 한다.
이에 대해 자하연한의원 김가나 원장은 "공황장애 환자들은 스트레스와 울화 등으로 인해 심장이 과열돼 심장 기능 및 감정 조절 기능 저하를 겪게 되고, 이 때문에 공황발작과 이로 인한 가슴 답답함 등 여러 불편함을 호소한다"면서, "심장을 다스려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아주면 증상 완화는 물론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에 대해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관련 증상이 있다면 전문가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