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살해로 3년 복역한 10대, 성인돼 출소 후 보험사기

입력 2020-10-19 09:09


5년 전 고교 3학년인 친형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죄로 소년교도소에서 약 3년을 복역한 10대가 스무살이 된 후 보험사기를 저질렀다.

출소 1년 만에 보험사기 죄로 또다시 법의 심판대에 오른 그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으나 2심에서 벌금형으로 형량을 낮춰 석방됐다.

A(21)씨를 비롯해 동네 친구 또는 선후배 등 11명은 고의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뒤 '사고로 다쳤다'며 병원에 입원하는 방법으로 보험사로부터 합의금 등을 뜯어내기로 모의했다.

이들은 A씨가 근무하는 배달업체의 사장이 소유한 오토바이가 보험에 가입된 점을 악용했다.

지난해 7월 5일 밤 일당 중 한명이 오토바이를 운전하다가 다른 일당이 탄 택시를 들이받았고, 보험사로부터 합의금 명목으로 1명당 100만원을 받는 등 460여만원을 챙겼다.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는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나머지 일당도 벌금형 또는 징역 6∼10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계획적으로 보험사기를 공모해 죄질이 불량하며, A씨의 경우 누범기간 중 범행 1건에 가담해 수익을 분배받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을 내렸다.

이에 A씨는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을 맡은 춘천지법 형사2부(진원두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피해금이 모두 변제된 점을 고려해 원심을 깨고 A씨에게 벌금 1천500만원을 선고했다.

감형받은 A씨는 석방됐으나 살인 전과에 보험사기 전과까지 더하게 됐다.

앞서 A씨는 2015년 4월 술에 취해 늦게 귀가한 형(당시 18·고3)이 훈계하며 자신을 때리자 주방에 있던 흉기로 형을 한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9명 전원은 만장일치로 A씨에게 무죄를 평결했고, 재판부도 이를 존중해 살인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 1심 판결을 깨고 징역 단기 2년 6개월·장기 3년을 내렸다.

대법원이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하면서 A씨는 2년 8개월여의 실형을 살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