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 신청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 8월 유상증자로 1,506억원의 신규자금을 확보했음에도 2분기 1,0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좀처럼 경영 정상화가 더딘 상황에 따른 대책이다.
대한항공 역시 이달 중 기안기금을 신청하고 연내에 수령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올해 3분기 화물기 수송 등으로 반짝 흑자를 거두긴 했지만 화물 운임이 하락 중이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항공사들의 기간기금 신청을 두고 "결국 갈 데까지 갔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원금의 높은 금리를 무릅쓰고 신청을 할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이 말 그대로 '울며 겨자먹기'라는 지적이다.
● 기안기금 '고금리'…아시아나항공, 이자만 1,200억
기안기금은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40조원 규모로 조성됐다.
지난 5월 출범해, 7월 부터 신청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지원을 받은 기업은 아시아나항공 한 곳 뿐이다.
기업들의 참여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는 금리 부담이 꼽힌다.
허희형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의 경우 1% 내외에서 많아야 3% 수준인 데, 한국은 7%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총 2조 4천억 원의 기안기금을 지원받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연 1,600억 이상의 이자를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 '과도한 문턱' 논란에 이동걸 "과잉 신청 막아야"
총 차입금 5,000억 원, 근로자 수 300인 이상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준도 논란이다.
이 기준에 의하면 LCC 등 중소형 기업들은 사각지대에 놓인다.
5천억 원의 차입금이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다.
허 교수는 "지원금이 경영을 잘 하고 빚을 덜 낸 기업에 먼저 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은 이어졌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16일) 열린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기안기금 대출금리를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특별한 금리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타당하다"면서도 "기업의 과잉 신청을 막으려면 시장금리에 맞춰 자금 지원을 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