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상장과 함께 줄곧 내리막을 달리면서 투자자들의 근심도 커졌다.
상장 첫날인 15일 공모가 대비 2배의 시초가를 기록한 이후 연이틀 하락 마감하면서 이제는 20만원도 위협받고 있다.
16일 빅히트는 전 거래일 대비 5만7,500원(22.29%) 하락한 20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간 종가 기준 하락폭만 27%에 달하며 공모가 대비 2배 상승한 뒤 상한가를 뜻하는 이른바 '따상'을 기록했던 35만1천원과 비교하면 43% 폭락했다. 추가 상승을 예상하고 15일 35만1천원에서 매수했다면 사실상 '반토막'이 난 셈이다.
장중 한 때에는 20만원이 깨지기도 했다. 거래액도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손바뀜이 활발했다.
하락의 이유는 단연 매물 폭탄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틀 간 각각 831억원, 130억원 어치를 팔았다.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한 결과를 믿고 '떡상'을 기대하며 진입한 개인이 이를 받아냈다. 같은 기간 개인은 4천억원 넘는 빅히트 주식을 순매수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틀 간 개인 투자자의 평균 매입 단가는 약 26만3,804원으로, 단순 계산시 주당 6만3천원 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각종 주식관련 커뮤니티와 종목 토론방에서는 눈물 젖은 개미들의 사연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투자자는 "투자하면 30%는 오른다고 해서 30만원일 때 결혼자금으로 모은 5천만원을 넣었다"며 "주식 처음 해보는데 가능하다면 환불받고 싶다"고 성토했다.
빅히트에 7억7천만원을 베팅했다며 MTS 화면을 인증한 투자자도 있다. 이 투자자는 계좌 내역 캡쳐 당시에만 6천만원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만일 해당 자금을 빅히트 공모주 청약에 집어넣었다면 적어도 14주를 배정받아 상한가 매도시 300만원 정도는 챙길 수 있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편 빅히트 주가가 급락하면서 12조원에 육박했던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6조7천억원 대로 내려앉았다.
방시혁 의장과 방탄소년단 멤버 7인의 주식가치는 각각 3조1,993억원에서 2조4,816억원, 1,235억원에서 95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장에서는 유동성 장세에서 몇몇 공모주들의 대박이 이례적인 현상이었다며, 빅히트의 공모가가 너무 높게 측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미(BTS 팬클럽)만 믿고 투자한다는 말이 제일 위험"하다며 "아미들 사이에서도 공모가가 너무 높다는 소리가 나왔는데 가수와 소속사를 몇년 째 보고 지지해 온 팬클럽이라는 존재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수가 28% 정도로 비교적 높고, 향후 기관의 15일 의무보유확약 물량(20만5,463주)이 풀리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