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중저가 스마트폰 접는 화웨이…'아너' 판다

입력 2020-10-16 08:14


미국의 제재로 궁지에 몰린 화웨이가 결국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다.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경쟁력이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만 사업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인 '아너'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가격은 150억~250억 위안(약 2조 5,000억~4조 2,000억) 수준이다. '아너' 유통사인 디지털차이나와 TCL·샤오미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매각 대상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아너 브랜드, 연구개발 부문, 관련 공급망 관리사업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너'는 화웨이의 서브 브랜드로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실용적인 제품을 선보여왔다. 연구개발과 부품조달은 물론 판매 유통망까지 화웨이 브랜드와는 별도로 조직돼있어 매각이 수월하다.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아너'를 내놓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칩 수급이 어려워진 상태다. 스마트폰 사업이 타격을 받아 당초 목표했던 생산량을 10% 가량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궈밍치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정은 화웨이와 아너 모두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오는 22일 화웨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 40'을 공개한다. 정식 출시일은 30일이다. 이 제품에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기린칩이 탑재된다. 미국 제재로 기린칩 생산은 현재 막힌 상태지만 비축분을 활용했다.

업계에서는 '메이트 40'의 판매가 주로 중국에서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화웨이가 전체의 절반 가량인 46%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비보(16%), 오포(16%), 샤오미(10%)가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