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너무 컸나?"...빅히트, 상장 첫날 약세

입력 2020-10-15 17:49
수정 2020-10-15 17:49
<앵커>

올해 대형 IPO의 마지막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첫 날 주가가 하락하는 이변을 기록했습니다.

공모가 2배에 상한가에 도달하는 이른바 '따상'까지 기록했지만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졌기 때문인데요.

향후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비해 고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 상장 첫날 약세로 마감됐습니다.

개장 직후 공모가 2배에 시초가를 형성하고 상한가로 직행한, 이른바 '따상'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이며 시초가 대비 4.44% 내린 25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올해 있었던 다른 대어급 공모주인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이 상장 첫날 급등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상장 첫 날 유통 가능한 물량이 전체 상장 주식수의 28%에 달한데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수준으로 형성되며 차익실현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빅히트의 이날 거래량은 650만여 주에 달하며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의 상장 첫날 거래량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관배정 물량 가운데 15일 의무보유확약비중이 10%에 달하고 1개월 비중은 절반에 달하는 상황.

1개월 이내에 기관의 출회 가능한 물량이 60%에 달하는 만큼 이 단기적으로는 수급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 이란 분석입니다.

<인터뷰>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

“유통주식수가 전체 발행주식수의 28% 995만주 정도 되는 상황입니다. 일단은 출회가능한 물량이 많았던 부분하고, 절반가량이 한달 안쪽으로 의무보유 확약을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출회 가능한 물량이 많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했을 때 그럴 (수급부담이 될) 개연성이 있죠.”

수급적인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주가수준이 기업의 실적전망과 밸류에이션 대비 높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7곳 가운데 네 곳이 이날 종가보다 낮은 수준의 목표주가를 제시했습니다.

연간 영업이익이 1천억원대 중반으로 전망되는데 여기에 12개월 평균 PER을 50~60배 가량 적용한 것이 적당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인터뷰>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IPO나 주가 변동성 고려 없이 이익과 밸류에이션, 펀더멘털을 기초로 산출해낸 것이기 때문에 21만 2천원이 적정 수준 주가라고 보고 있고요. (앞으로) 시가대비는 조금 하락하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BTS라는 한 아티스트에 집중된 수익구조와 이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엔터주의 한계를 쉽게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