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적으로'…박영수 특검팀, 옵티머스 사건서 재회

입력 2020-10-14 22:55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면서 한솥밥을 먹었던 특검검사들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

하지만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적'으로 처지가 바뀌어 눈길을 끈다.

법무부는 14일 금융비리 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사 5명을 서울중앙지검의 옵티머스 수사팀에 합류하도록 인사 발령을 냈다.

이 가운데 최재순(사법연수원 37기) 대전지검 검사는 2016∼2017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돼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했다.

최 검사는 당시 조사에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으로부터 최서원(개명전 최순실) 씨 관련 비위 폭로를 끌어내 주목을 받았다.

반면 박영수 특검팀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규철(22기)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대표변호사로 옵티머스 사건의 몸통인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변호를 맡고 있다.

판사 출신인 이 변호사는 박영수 특검팀에서 특검보 겸 대변인으로 매일 정례브리핑을 도맡아 '특검팀의 입'으로 맹활약했다. 아울러 특검팀의 수사와 공판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여가 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때 한배를 탔던 최 검사와 이 변호사는 이제 입장이 달려져 각각 창과 방패의 역할을 해야 하는 공수 관계가 됐다.

본격화된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두 사람이 직접 부딪치게 될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 옵티머스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피의자의 법률대리인일 뿐만 아니라 2018년 옵티머스 고문으로도 영입됐다.

이 변호사는 "우리는 이미 기소된 사건만 하고 있고, 금융권 로비 의혹은 관여를 안 하고 있다"며 "금융권 로비 부분은 내가 아예 관여를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