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부동산 시장을 보면 집주인이나 세입자 할 것 없이 모두 패닉 상태에 빠져 비이성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관련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시장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불신만 키운다는 지적입니다.
이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4천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인데, 전세나 월세 매물은 20여건에 불과합니다.
특히 가장 인기가 높은 전용면적 84㎡는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입니다.
<인터뷰> 마포구 A 공인중개사
"전부 계약갱신 청구권 행사하고 세금 때문에 주인이 들어오고 이러면서 물건이 없어요..(34평) 2개 있던 것 다 나가고 다시 나온 1개 남았어요"
전세 수요가 높은 강남으로 눈을 돌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송파구에 위치한 9천5백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에 올라온 전월세 매물은 10건도 안됩니다.
전용면적 84㎡형의 경우 지난 달 10억7천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지만 지금은 시세가 14억원에 달합니다.
워낙 물건이 없다보니 말 그대로 집주인이 부르는 게 값입니다.
비싼 전셋값이 감당이 안돼 월세를 알아봐도 이미 43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올랐습니다.
그렇다고 집을 구입하자니 대출은 막혔고 집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건 무엇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영향이 큽니다.
각종 수요 억제책으로 대출과 세금을 동시에 옥죄면서 집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새 임대차법 시행은 가뜩이나 불안한 전세시장의 혼란을 더욱 부추겼습니다.
<인터뷰>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시장 상황을 보면 정부에서 대책을 낼 때마다 반대로 다 움직였습니다. 정부 정책 자체에 불신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되고..."
홍남기 부총리는 전월세 관련 추가 대응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지만, 이미 쓸만한 카드는 다 쓴 터라 상황은 여의치 않습니다.
결국 한 곳에서 터져야 메우는 '땜질식 처방'이 반복될 수 밖에 없어 부동산 시장의 불안은 쉽게 해소되기 힘들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