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석유화학 수익 확대·배터리 흑자…9천억원 벌었다

입력 2020-10-12 08:32
수정 2020-10-12 11:09
3분기 매출 7조5,073억원·영업이익 9,021억원


전지(배터리) 부문 분사를 앞둔 LG화학이 3분기 매출,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9천억원을 넘어서며 시장의 전망치(컨센서스)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올렸다.

LG화학은 3분기 잠정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3분기 영업이익이 9천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7% 증가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연합 인포맥스가 추정한 시장 전망치인 7천328억원을 23.1% 상회하는 것이다.

매출도 7조5천73억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8.8% 늘었다.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LG화학이 거둔 분기별 실적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 실적은 매출의 경우 지난해 4분기 7조4천510억원, 영업이익은 2011년 1분기 8천313억원이었다.

LG화학이 결산 공시 전에 잠정 실적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배터리 사업 분할을 앞두고 '주주 달래기' 차원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관계자는 "당사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주와 투자자들이 실적 예측과 기업 가치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잠정 실적을 공시한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이 올해 말 전지사업부문의 분사를 앞두고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면서 성공적인 물적분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LG화학은 12월1일부로 전지사업부문을 떼내 가칭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별도 회사를 출범할 예정이다.

LG화학이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주로 가전·자동차 내장재로 쓰이는 ABS와 PVC 등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 확대에 따른 것이다.

실제 올해 3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로 가전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자동차 역시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을 털고 3분기 들어 매출이 증가했다.

현대차증권은 "LG화학이 ABS와 NB라텍스, PE 등 주력제품의 강세로 컨센서스를 20% 이상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특히 ABS 스프레드는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배터리 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SS(에너지저장장치) 매출이 상반기에 집중되면서 3분기에 단기적으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악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분기 첫 흑자를 기록한 전기차 배터리와 소형 전지 부분은 3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2분기보다 개선된 실적을 거둔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첨단 소재 사업 역시 양극재 출하량 증대와 편광필름 강세, 자동차 판매 회복으로 전분기보다 높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전망됐다.

증권가는 4분기에도 안정적인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증권은 "4분기 LG화학의 화학부문은 주력인 자동차·가전·가구 내구재와 코로나19로 인한 위생용·포장용 플라스틱 수요 증가, 저유가 호재 등으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며 "전지부문도 ESS 사업이 안정화하고 애플 신제품 효과, 폴란드 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LG화학은 21일 3분기 정식 실적 발표와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