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직장가입자에게 생계를 의존한다는 이유로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안 내는 '피부양자'중 일부는 롤스로이스나 벤틀리와 같은 수억원짜리 수입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 자동차를 보유한 피부양자는 63만7천489명이다.
이들은 피부양자여서 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지만, 만약 지역가입자였다면 보험료를 내야 한다.
지역가입자는 사용 연수가 9년 미만인 승용차 중에 배기량이 1천600cc를 초과하거나 배기량이 1천600cc 이하라도 차량 평가액이 4천만원 이상인 차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매긴다.
피부양자 소유 자동차 중 차량 평가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자동차는 318대에 달했다.
롤스로이스와 벤츠, 벤틀리 등 총 3대를 보유해 평가액이 5억원이 넘는 피부양자도 있었고, 자동차를 11대나 보유한 사람도 있었다.
이처럼 상당한 재산을 보유한 사람이 건보료를 내지 않는 피부양자로 남을 수 있는 이유는 건강보험제도가 피부양자의 소득과 재산을 산정할 때 '전월세'와 '자동차'는 재산 산정에서 제외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피부양자의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해 재작년부터 형제·자매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피부양자가 될 수 없도록 했고, 금융소득과 연금소득, 근로소득 등 연간 합산소득이 3천400만원이 넘거나 재산이 과표 5억4천만원이 넘는 경우에는 피부양자에서 탈락시켰다.
하지만 고가의 수입차를 비롯한 자동차와 전·월세를 재산으로 보지 않다 보니 보험료의 공평 부과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장가입자는 직장에서 받는 '보수'(월급)에 대해 기본적으로 건보료를 내고, 주택임대소득 등 '보수 외 소득'이 연 3천400만원을 넘으면 추가로 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도 모든 소득을 합산해 종합소득을 계산하고, 종합소득 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내고 있다.
최혜영 의원은 "월 100만원만 벌어도 매달 꼬박꼬박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데, 수억원짜리 자동차를 가졌는데도 피부양자라는 이유로 보험료를 한 푼도 안 내는 것은 건강보험부과체계의 공평성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가 지적된 지 오래됐지만, 아직도 개선이 안 됐다"면서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