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닥쳐라" 인사도 생략…트럼프·바이든 공방에 진행자도 '쩔쩔'

입력 2020-09-30 12:15
수정 2020-09-30 12:57
미국 대선 첫 TV토론 날카로운 신경전
인신공격성 발언·말 끼어들기 난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열린 첫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서로 악수도 하지 않은 채 냉랭한 분위기 속에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코로나19 탓에 악수하지 않기로 했지만 흔한 팔꿈치 인사도 없이 곧장 각자의 연단에 자리 잡는 등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에 마련된 토론장은 초반부터 긴장이 감돌았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가볍게 인사말을 하면서 팔을 벌리며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짙은 감색 정장을 차려입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감색과 붉은색, 바이든 후보는 흰색과 감색의 줄무늬 넥타이를 맸다.

두 후보는 예상보다 빠르고 격하게 충돌했다.

바이든 후보는 그가 당선될 경우 (현재의 보수 지형을 바꾸기 위해) 대법원을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대신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투표하라. 그리고 당신의 상원의원이 당신이 얼마나 강하게 느끼는지 알도록 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그것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든 그게 이슈가 될 것"이라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라고 거듭 압박하자 바이든 후보는 "이봐요, 입 좀 닫아주시지?"(Will you shut up, man?)라고 맞받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지지 않고 "그는 법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고, 바이든 후보는 "계속 떠들어라"(Keep yapping, man)고 응수했다.



이날 진행은 관록있는 인터뷰와 안정감 있는 진행으로 정평이 나 있는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리스가 맡았지만 중간에 말을 끊고 끼어드는 트럼프 대통령을 제지하느라 애를 먹었다.

윌리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와 의료보험 문제를 언쟁하던 중 바이든 후보의 말을 중간에 계속 자르자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바이든이 발언을 끝낼 수 있도록 해달라", "지금은 바이든 차례"라고 수차례 제지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자인 자신의 질문마저 가로막고 말을 이어가려 하자 "대통령님. 나는 이 토론의 진행자이고 나는 당신이 내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월리스는 사안마다 충돌하는 두 후보가 서로에게 발언기회를 주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말만 하며 제대로 된 토론이 진행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모두에게 "여러분. 나는 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싫다"고 개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솔직히 당신이 더 많은 방해를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월리스의 제지가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바이든)가 아니라 당신과 토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윌리스를 향해 불만을 표시했다.

월리스는 토론회 전 시청자가 "대단한 토론이었어. 그런데 진행자가 누구였지?"라고 할 정도로 가급적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토론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두 후보의 혈전에 결국 적극적인 개입에 나선 셈이 됐다.

월리스는 보수 성향 폭스뉴스에 몸담고 있지만 평소 트럼프 대통령의 진땀을 빼는 인터뷰로도 이름을 날렸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월리스를 비판하는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월리스는 2016년 세 번의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마지막 토론 사회도 맡았다.

디지털전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