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94) 여왕을 포함한 영국 왕실의 수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5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25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왕실의 재정을 총괄하는 출납장관(Keeper of the Privy Purse)인 마이클 스티븐슨 경은 이날 연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3월 말까지 1년 동안의 왕실 재정 및 지출 현황, 전망 등을 담았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왕실 수입은 향후 3천500만 파운드(약 52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구체적으로 버킹엄궁, 윈저성 등의 관광 수입 감소로 향후 3년간 매년 500만 파운드(약 75억원) 수입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재무부가 '왕실 교부금'(sovereign grant)으로 지급하는 금액 중 버킹엄궁 리모델링 비용 역시 당초 10년간 3억6천900만 파운드(약 5천520억원)에서 3억4천900만 파운드(약 5천230억원)로 2천만 파운드(약 3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수입 감소 전망에도 왕실은 직원 정리해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왕실은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직원 임금을 동결하는 한편, 사실상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스티븐슨 경은 "왕실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재정적 도전을 자체 노력과 효율화 등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보고서에는 왕실 구성원들의 공무 수행과 관련한 각종 지출 내역도 담겼다.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는 지난해 남아프리카를 열흘간 방문하면서 24만6천 파운드(약 3억7천만원)를 사용했다.
여왕의 장남인 찰스 왕세자는 오만 군주(술탄) 사망에 대한 조의를 표현하기 위해 이틀 일정으로 방문하는 데 전세기를 포함해 21만345 파운드(약 3억1천500만원)를 들였다.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골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세기를 이용하면서 1만5천848 파운드(약 2천400만원)를 냈다.
왕실 구성원들이 1년간 공무를 위한 여행에 사용한 돈은 530만 파운드(7억원)로 집계됐다.
이들은 1년간 2천200회의 공무를 수행했고, 여왕이 296회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