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터리 공장 꼭 지어달라…"주지사 등 몽땅 지원할 것"

입력 2020-09-24 09:06
수정 2020-09-24 09:31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 장관]

인도네시아 국영기업부 장관과 투자조정청장이 LG화학과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배터리 공장 설립 문제를 담판 짓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

24일 관련 업계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에릭 토히르 국영기업부 장관과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청장은 전날 저녁 전용기로 자카르타 동부 할림 페르다나쿠수마 공항에서 출발해 이날 오전 서울에 도착했다.

바흐릴 청장은 출국 전 "한국에 가서 전기차 배터리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업은 세계적 투자가 될 것이다. (배터리) 공장은 바탕의 100㏊ 부지에 지을 것"이라며 "그동안 인도네시아가 니켈 원광을 수출했지만, 리튬배터리 공장이 생기면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릭 장관도 16일 "광산업에서 배터리 생산 등 하류(다운스트림) 사업으로 확장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을 방문해 직접 미팅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 방문 기간 LG화학과 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과 미팅을 통해 배터리 공장 설립과 광산 관련 사업 패키지 투자 조건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과 코발트, 망간 생산국으로서 2030년에 '전기차 산업 허브'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 외곽 브카시에 현대차 완성차 공장을 유치한 데 이어 LG화학 배터리 공장을 유치하는 데 공을 들였다.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장관은 15일 "인도네시아가 LG화학, CATL(중국 최대 배터리업체)과 리튬배터리 개발을 위한 투자 협력 협약에 서명했다"고 현지 언론에 공개했다.

루훗 장관은 "2024년까지 811 타입 최신 리튬배터리가 생산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인도네시아에 단독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차와 첫 번째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한편, 중부 자바의 바탕 산업단지는 총 4천 ha(40㎢) 규모이며, 1단계로 450ha가 준비돼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6월 30일 바탕 산업단지를 시찰하면서 "예컨대 LG가 내일 당장 들어오고 싶다면 바로 들어오라"며 "(LG는)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투자조정청장과 여기 있는 주지사, 군수가 몽땅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당시 현장 브리핑에서 인도네시아 이전·공장건설을 논의 중인 해외 기업 중에 LG화학이 포함돼 있다며 LG화학이 98억 달러(11조8천억원)를 투자하고, 1만4천명을 고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LG화학과 현대차는 바탕 산업단지뿐만 아니라 현대차가 공장을 짓고 있는 브카시, 인근 카라왕 지역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