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분에 집 한채 뚝딱"…북한, 평양시간 다시 띄운다

입력 2020-09-24 08:10


북한이 (평양)수도당원사단의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과거의 이른바 '평양시간'을 다시 띄우고 있다.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10월 10일)을 앞두고 함경남북도 등 수해와 태풍피해를 입은 지역의 재건을 하루빨리 끝내기 위해 속도전에 나선 모습이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평양시간이 흐른다' 제목의 정론에서 "평양시간에 준해서 모든 것을 창조해야 한다는 정신으로 14분에 한 세대의 주택을 조립하는 놀라운 평양속도를 창조하는 투쟁의 앞장에 섰던 우리의 수도당원들"이라며 황해도, 함경도 등 수해 지역에 파견된 수도당원사단을 치켜세웠다.

이어 "오늘의 평양시간은 그 어떤 자연재해도, 대재앙도 인민의 웃음을 앗아갈 수 없다는 신념 드높이 당 창건 75돌을 더욱 의의 깊고 뜻깊은 진정한 인민의 명절로 맞이하기 위한 기적의 낮과 밤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14분에 집 한 채를 뚝딱 짓는다는 것은 과장된 표현으로 읽히지만 여기서 말하는 '평양시간'은 1976년 북한 소설가 최학수가 발표한 동명의 장편소설 제목에서 따온 말이다.

소설은 6·25전쟁 이후 잿더미가 된 평양을 재건하는 건설과정을 그렸는데 만난 속에서도 7천 가구를 지을 노동력과 자금으로 2만 가구 주택을 지었다는 속도전의 상징이다.



신문은 이날 '노동당 시대의 전성기를 펼친 창조와 번영의 연대' 제목의 별도 기사에서도 노동당의 업적을 회고하며 당 창건 75주년 경축 분위기를 조성했다.

신문은 1980년 제6차 당대회, 1982년 주체사상탑 건설과 검덕광업종합기업소 제3선광장 건설, 1989년 평양에서 열린 제13회 세계청년학생축전 등 굵직한 성과를 나열하면서 당 창건 기념일 전으로 태풍피해 복구 건설을 끝낼 것을 촉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8월 13일 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수재민이 한지에 나앉아 당 창건 75돌을 맞이하게 할 수는 없다"며 10월 10일까지 수해 복구를 끝내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후 북한 관영매체들은 대외문제에 대한 언급을 삼간 채 수해 복구 현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 등 내치 관련 보도에만 집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