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전에서 지난 11일 LG화학이 제기했던 'SK이노베이션의 문서 삭제' 의혹과 관련해 '왜곡된 주장'이라고 22일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지난 11일 ITC에 제출한 의견서의 퍼블릭 버전(Public Version)이 공개됐고, 이를 본 많은 언론에서 문의가 있었다"면서 "특히 LG화학이 이 건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억지 거짓 주장으로 SK이노베이션을 터무니 없이 매도한 바 있어 이를 바로잡기 위해 명확하게 그 내용을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먼저 대기업간의 계속되는 분쟁으로 국민들께, 시장에, 언론에 심려를 끼쳐 드리는 점에 대해 사과 드린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은 억지·왜곡 주장으로 SK이노베이션을 끝도 없이 매도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설명을 드릴 수 밖에 없고, 앞으로도 소송이 바로 잡아질 때까지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는 LG화학을 상대로 지난해 8월 美 ITC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던 994특허와 관련한 내용이며, LG화학이 지난 8월말 ITC에 제기한 SK이노베이션이 자료를 삭제했다며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과 SK이노베이션이 소송을 제기한 994특허보다 앞선 선행 제품이 있다는 왜곡 주장 등을 담은 의견서를 SK이노베이션이 ITC에 제출한 것에 대한 설명"이라고 밝혔다.
● SK이노베이션의 994특허 발명자가 특허침해 소송이 예견된 2019년 7월 이후 관련 문서를 삭제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측이 '994특허 발명자가 특허침해 소송이 예견된 2019년 7월 이후 관련 문서를 삭제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포렌식 전문가의 분석결과 LG화학이 발명자가 삭제하였다고 주장한 주요 문서들은 한 건도 빠짐없이 정상 보존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ITC에 증거로 제출했다"면서 "발명자의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일종의 클라우드 업무시스템) 백업파일을 포렌식 목적으로 LG화학에 제공한 바 있음에도 LG화학은 이 같은 팩트를 왜곡해 문서 삭제라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LG화학은 디지털 포렌식에 앞서 SK이노베이션이 경쟁사의 A7 등 선행 제품을 참고해 994특허를 발명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A7은 3면 Sealing을 적용했다고 하지만, 정교한 기술 설계가 반영되지 않았고, Space 설계기술은 아예 적용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A7은 994의 선행기술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 탈취당했다 주장뿐? 근거 제시해야
SK이노베이션 측은 특히 "LG화학이 이번 분쟁이 시작된 이후 '세상 모두가 요구하는 실체적 진실'은 내놓지 못하면서 이런 억지·왜곡 주장으로 국민들과 언론, 시장을 눈속임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든다"면서 "'소송갑질' 그만두고 정정당당하게 소송에 임해 달라고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문서 삭제는 회사가 정기·수시로 진행하는 문서 보안점검"이라며 "당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할 것임을 전혀 예견할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또 LG로부터 미국 소송을 예견할 수 있는 어떠한 연락을 받은 바 없었기 때문에 미국법에 따른 문서 보존 의무가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해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의와 국민 앞에 정정당당함과 진정성만을 보여야 한다"면서 "역사는 아니면 말고식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G화학 측은 "SK이노베이션의 입장에 대해 당사는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다만, ITC에 본인들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을 마치 당사의 주장이 거짓으로 밝혀진 것처럼 오도하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조만간 ITC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의 공식 의견도 곧 공개될 예정이니 결과를 지켜봐주시기 바란다. 누구의 주장이 맞는지는 소송 결과가 말해줄 것"이라며 "소송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