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임대주택을 지으려는 지자체와 이를 막으려는 주민들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임대주택 공급이 사회적 논란을 양산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김원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시 중랑구 묵동의 유흥업소 밀집 지역입니다.
곧 있으면 총 1,230세대의 29층 초고층 청년임대주택이 이곳에 지어질 예정입니다.
서울시 통합심의위원회의 사전자문 절차가 완료됐고 도시관리계획 결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하지만 첫 삽을 뜨기도 전부터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200m 떨어진 지역에 청년임대주택이 이미 건설되고 있으면서 임대주택을 또 짓는다는 게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권미애 / 묵동 균형발전촉구 대책위 대표
"적합한 위치선정, 입지 설정이라든가, 주민들의 의견이 명확하게 반영돼야 하는 것이 아닌가. 주민들이 모른 채로 이 사업의 인가와 승인이 되고 있었고…"
묵동 지역에 청년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어느덧 1,000건을 넘겼습니다.
반대의 명분은 일조권 침해, 교통체증, 집값 하락 등 지역 발전의 악영향으로 압축됩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교통체증은 일부 불가피하겠지만, 집값 하락은 검증되지 않은 통계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심교언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청년이나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의 경우 과거에 임대주택에서 나타나는 집값 하락 영향은 아직 결론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지역을 활성화 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서울 지역의 재개발 임대주택이 반경 250m 이내 공급될 때 주변 아파트 가격은 1년간 되레 2.9% 올랐습니다.
같은 기준 국민임대주택과 장기전세주택 근처 아파트도 각각 23.8%, 7.8%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임대주택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인식이 갈등의 불씨가 된 셈인데, 이에 대해 정부의 탓도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김상훈 /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공임대 아파트가 어느 특정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건 입주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통근, 통학 등 민원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정책입니다. 공공임대주택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에게 혜택 주고 있다고 과시할 게 아니고…"
인프라 구축은 고려하지 않은 채 숫자에 연연한 목표 채우기식의 물량 공급이 부작용을 낳았다는 설명입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