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기업인 입국 제한 등 양국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모처에서 도미타 고지 주한 일본대사를 만났다. 이 부회장과 도미타 대사는 함께 식사를 하면서 경제, 국제 분야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부회장은 기업인 입국 제한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소식통은 "도미타 대사가 외교활동의 일환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이 부회장은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아 일본어가 유창하다.
이 부회장은 일본 재계 등과 폭넓은 교류를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수출 규제에 들어갔을 때도 일본을 찾아 현지 경제인들을 만났다. 지난해 9월에는 일본 재계의 초청으로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9 럭비 월드컵 개회식과 개막전을 참관했다.
사업도 확대하는 모양새다. 일본 2위 이동통신사 KDDI와 장비 계약을 맺고 지난 3월 5G 상용서비스도 시작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일본 도쿄로 출장을 가 일본 1위 통신기업 NTT도코모, KDDI의 경영진을 만나 5G 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4월부터 한국 등 전세계 150여개국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9월부터는 장기 체류자격 보유자의 일본 재입국은 허용하고 있다.
도미타 대사는 이달 들어 이인영 통일부 장관, 최종건 외교부 신임 1차관 등과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양국 외교당국은 필수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기업인 왕래부터 재개하자는 데 공감하고 지난 7월 말부터 기업인 입국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일각에서는 스가 요시히데 내각이 본격 가동한 시점에서 이 부회장과 주한 일본대사와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일본 수출규제의 변곡점이 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수출 규제의 빗장을 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