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회사 단톡방 NO"…업무용 '카톡' 따로 나왔다

입력 2020-09-16 13:5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업무용 메신저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카카오톡 등 기존 메신저를 업무에 이용하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는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16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기업용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의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의 자회사다. 카카오워크는 이날 무료 버전을 우선 공개하고, 오는 11월 25일 과금 모델을 적용한 기업용 유료 버전을 출시한다.

'카카오워크'는 기존 카카오톡 메신저와 같이 채팅 기능이 포함됐다. 또 화상회의, 전재결재, 근태관리 등 기업에서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5,200만 사용자를 가진 카카오톡 인터페이스(UI)로 사전 학습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카톡에서 구매한 이모티콘까지 그대로 쓸 수 있다.



'카카오워크'의 첫 번째 탭에서는 회사조직도를 통해 임직원을 검색하고 해당 직원의 근무 시간이나 휴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탭은 채팅방, 세 번째 탭은 다른 서비스와의 연결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그룹 채팅방에 멤버를 초대하면 새로 들어온 멤버도 해당 대화방의 이전 대화를 볼 수 있다. 대화방 멤버를 초대하거나 강퇴할 수 있는 멤버 관리 기능도 제공한다. 특히 카카오워크는 대답하기 애매한 업무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이모지' 기능을 추가했다. 대화하는 도중에 특정 메시지를 바로 선택해 '할 일' 리스트에 등록할 수 있다. 등록한 '할 일'은 모바일 두 번째 탭 상단에 고정 메뉴로 노출돼 편리하게 해야 할 업무를 관리할 수 있다.



'카카오워크'는 화상회의 기능도 갖췄다. PC버전에서는 채팅방 입력창 또는 '바로가기 탭'에서 화상 회의를 시작할 수 있고, 추후 모바일 버전에서도 같은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최대 30명까지 입장이 가능하며, 향후 최대 2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카카오워크' 세 번째 탭에서는 기업에서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업무 도구를 카카오워크와 연결하는 기능도 넣었다. 예컨대 영업 조직에서는 고객 관리 기능을, 제조·생산 조직에서는 제조·설비 관리 기능을, 유통·쇼핑 기업에서는 매출·주문·배송 관리 기능 등 다양한 데이터를 공유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IT기업에서 널리 활용하는 지라, 깃허브 등 다양한 솔루션과도 연동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도우미 '캐스퍼' 기능을 탑재했다.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필요한 정보를 음성으로 검색할 수 있다. 채팅방에 "캐스퍼 현재 환율이 어때"? 등의 명령어를 입력하면 된다. 날씨, 주식 정보 등 간단한 생활 정보에서 회의일정 예약, 회사생활 정보 등 업무 관련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기업 보안 강화를 위해 카카오워크에는 'Kakao Work E3™ System'을 적용했다. 이용자가 직접 메시지를 암호화할 수 있고, 모든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암호화 돼 안전하게 저장된다. 이외에도 원격 로그아웃, 동시접속 제한, 메시지 파일의 보관기간 설정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카카오워크는 별도의 앱 다운로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카카오톡과 유사한 사용 환경을 조성했다. 이날 무료 버전 공개를 시작으로 올 11월 25일부터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카오워크 모바일버전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PC버전은 카카오워크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백상엽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는 "개인의 대화와 업무적인 대화가 하나의 플랫폼에 혼재돼 사생활과 업무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솔루션"이라며 "카카오워크를 통해 이용자에게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맞춤형으로 만들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KT도 조만간 기업용 비대면 업무 협업 도구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네이버도 최근 서비스 중인 라인웍스(LINE WORKS) 기능을 단체 업무에 맞게 업데이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