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능올림픽대회 훈련지원금 예산이 정부 심의 과정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기능인 우대 정책이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15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훈련지원금 예산 4억2천300만원이 정부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국제기능올림픽 훈련 주관기관인 산업인력공단은 그동안 '숙련기술적립금' 재원에서 지급하던 훈련지원금을 내년엔 정부예산에 신규 편성하고, 지원금액을 2배 증액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예산당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숙련기술적립금은 기업들이 낸 후원금으로 모은 돈이다. 재원 확보가 안정적인 정부 예산이 아니기 때문에 기능인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데 미흡하고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실제 2년마다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출전 선수와 지도교사들에게 지급되는 훈련지원금은 1인당 월 50만원, 지급기간은 대회 직전 집중 훈련 기간 6개월이 전부다.
이는 정부가 코이카를 통해 국내로 초정하는 해외연수생(연간 약 200~300명)에게 정부 예산을 편성해 월 60만~90만원을 2년간 지원하는 것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때문에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월 지급액 50만원은 훈련 재료비도 안된다. 기능인의 사기 증진 차원에서라도 지원 금액을 늘리고, 재원도 기업들이 낸 후원금이 아닌 국가 예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공감해 내년도 예산에 포함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다른 예산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반영이 안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도 555조8천억원의 초수퍼 예산안을 짠 정부가 예산 우선순위를 이유로 국내 기능인 지원금액 4억원 가량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를 놓고 정부의 기능인 우대 정책이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12월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출전선수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정부는 기술인들이 꿈과 열정, 기술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장우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번 정부가 통신비 지원 같은 선심성으로 나눠주는 정책엔 열을 올리면서 국가 기술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능인 지원 예산을 배정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며 "국회 예산 심사과정에서 산업인력공단이 제출한 요구액보다 몇 배 증액을 해도 모자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