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에는 외국인과 개인투자자 사이에 또 다른 '기울어진 운동장' 운동장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뜨거운 공모열기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카카오게임즈의 상한가 행진을 멈췄습니다. 개인은 높은 가격에 매수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외국인은 증시 상장 직후부터 차익 실현에 주력한 영향인데요.
개인과 달리 외국인이 쉽게 사서 상장 즉시 매도할 수 있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을 기록을 한 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에 나섰지만, 오늘(14일)은 9%대의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거래량은 30배 이상 급증했는데, 그 배경엔 외국인의 무차별 매도 공세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실제 외국인은 카카오게임즈가 상장한 후 오늘까지 1,200억원 넘게 팔아치웠는데, 이를 고스란히 개인이 받아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카카오게임즈 뿐 아니라 지난 7월에 상장한 SK바이오팜, 소마젠, 에이프로 등 다른 공모주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매도와 마찬가지로 공모주 시장 역시 외국인의 놀이터가 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배경입니다.
기관과 달리 외국인의 경우 '의무보유확약' 즉, 공모주 상장 후 일정 기간 보유하도록 하는 의무에서 자유로워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면 곧바로 매도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유리한 위치에서 공모주를 대거 받은 외국인이 상장 초 주가가 크게 오르자 주식을 처분해 쉽게 돈을 버는 반면, 개인은 비싼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수 밖에 없는 형국입니다.
<인터뷰>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
"외국인들은 현재 의무보유확약이 없는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배정 물량을 줄이던지 또는 의무보유확약을 강화하던지 이런 양방향성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국인의 매도 폭탄에 흔들리고 있는 공모주.
개인의 피해는 물론, IPO 시장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대적인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