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세 가지 축의 뉴딜펀드 가운데 민간 뉴딜펀드가 속속 출시되며 한국판 뉴딜펀드 조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정부의 소부장 정책 육성의지에 발맞춰 출시됐던 NH아문디 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 펀드가 설정 이후 55.14%의 수익률로 성공을 거두며 정책펀드 2탄으로 여겨지는 뉴딜펀드의 성공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액티브펀드부터 ETF까지…뉴딜펀드 출시 봇물
14일 기준 현재까지 출시된 민간 뉴딜펀드는 두 가지로 모두 액티브 주식형 펀드다.
1호 민간 뉴딜펀드는 지난 달 21일 출시된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그린디지털펀드’다. 기존에 운용중이던 가치주펀드인 'Neo가치주펀드‘를 리뉴얼한 펀드로 한국형 뉴딜기업과 기술혁신기업 등의 장기 성장성을 갖춘 종목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지난 4일 NH아문디 자산운용이 출시한 ‘NH-Amundi 100년기업 그린코리아 펀드’ 역시 민간형 뉴딜펀드 가운데 하나다. 이 펀드는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를 고려해 종목을 선정하는 펀드로 그린과 디지털 두 축으로 운영되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수혜가 예상되는 펀드다.
삼성자산운용의 자회사인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뉴딜 코리아펀드’가 이번 주 중 출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KB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역시 다음 달 초 이전을 목표로 액티브 주식형 뉴딜펀드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액티브펀드 뿐 아니라 뉴딜 관련 ETF 출시도 예고돼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거래소가 선보인 BBIG K-뉴딜 지수를 추종하는 ETF 5종을 내달 7일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손잡고 뉴딜지수를 새로 개발해 관련 ETF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 1호 펀드 수익률은?…교보악사그린디지털 펀드 리뉴얼 이후 7%대
1호 민간 뉴딜펀드인 ‘교보악사그린디지털펀드’의 리뉴얼 이후 수익률은 7%대로 순항중이다. 이 펀드의 11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1일 리뉴얼작업 착수 이후 누적 수익률은 7.28%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5.38% 대비 2%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달 말을 목표로 리뉴얼작업을 마칠 예정인 가운데 현재 80% 가량 포트폴리오 변경을 마친 상태다. 주요 편입종목으로는 한화솔루션, 두산퓨얼셀, LS, 경동나비엔 등으로 정부의 뉴딜펀드 계획 발표이후 주가가 급등하며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펀드 리뉴얼 이후 지난 11일까지 해당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은 두산퓨얼셀이 57.06%로 가장 높았고 LS(+51.41%), 한화솔루션(+50.00%), 경동나비엔(+17.35%) 등 역시 급등세를 연출했다.
◎ 1호 펀드 성공신화 믿어도 될까?…선점효과 위한 철저한 관리 기대
1호 민간 뉴딜펀드가 시장 대비 높은 수익률을 거두며 운용사들의 1호 뉴딜펀드 성공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어떤 주제의 펀드였던 간에 1호 펀드가 갖는 선점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는 만큼 각 운용사들이 펀드 운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수익률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해 1호 소부장펀드로 주목받았던 NH아문디자산운용의 필승코리아 펀드가 대표 소부장 펀드로 발돋움한 경우가 있다.
뿐만 아니라 ETF 시장 역시 과거 삼성자산운용이 1호 ETF를 출시한 이후 줄곧 ETF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호 펀드가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쌓는다면 2호, 3호 이후 출시되는 후속 펀드들 역시 유사한 전략으로 운용되면서 수급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1호펀드의 성공 여부는 관련 펀드 시장의 점유율 확보 측면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운용에 있어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최근 급등세는 부담…중장기 성장성은 유효
민간 뉴딜펀드 출시가 못물을 이루고는 있지만 한국판 뉴딜의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 종목들의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거래소의 BBIG K-뉴딜지수에 포함된 12개 종목 가운데 10개 종목은 14일 종가 기준으로 이미 시가총액 10조원을 넘는 수준이다.
14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50조4,389억원에 달하며 LG화학(50조2,617억원), 네이버(49조7,718억원), 셀트리온(39조9,581억원), 카카오(32조8,809억원), 삼성SDI(29조9,813억원), 엔씨소프트(18조2,218억원), 넷마블(15조5,739억원), SK이노베이션(14조5,171억원), SK바이오팜(13조3,524억원) 등 역시 시가총액 10조원 이상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종목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네이버, 셀트리온, 카카오, 삼성SDI 등 여섯 종목은 이미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10위안에 포함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뉴딜펀드가 국내 대표 성장 업종과 종목을 담는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유망 투자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친환경과 디지털을 두 축으로 한 한국판 뉴딜 산업은 글로벌 트렌드인 만큼 추세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박소연·임지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뉴딜 산업도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매력도가 높아진 친환경·2차전지·바이오·인터넷·게임업종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송철·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역시 “친환경·디지털 산업은 일회성 테마가 아닌 세계적 트렌드인 만큼 긴 호흡으로 관련 산업에 속한 기업을 골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 정책펀드·인프라·민간펀드 차이점…세제혜택·손실보장 유무
정부가 정책형뉴딜펀드·뉴딜인프라펀드·민간뉴딜펀드 등 세가지 축의 뉴딜펀드 조성계획을 밝힌 이후 민간 뉴딜펀드가 먼저 출시되면서 이들 사이 차이점 역시 주목받고 있다.
우선 세가지 펀드 유형 모두 일반 국민들의 참여가 가능하다.
정책형 뉴딜펀드의 경우 일반 국민들은 사모재간접형 국민참여펀드로 참여할 수 있다. 이 경우 선순위 출자자로 구분되며 정부와 정책금융이 펀드 조성에 후순위로 출자해 선순위 참여자들의 투자 손실 위험을 일정부분 부담해 안정성을 제고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뉴딜 인프라펀드는 세제혜택이 부여된다는 점이 차별요소다. 뉴딜 인프라펀드 가운데 뉴딜분야 인프라에 일정 비율 이상 투자하는 공모 인프라 펀드가 세제혜택 대상이 되며 이 경우 투자금 2억원 한도 내에서 투자에 따른 배당소득에 대해 9%의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민간 뉴딜펀드는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하게 되는데 각 금융회사가 뉴딜 관련 프로젝트와 기업, 상장주식 등에 자유롭게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형식이다.
다만, 정책금융의 손실 부담이나 세제혜택은 따로 없다는 점과 높은 고수익을 추구하게 되면 그만큼 위험부담도 높아진다는 점은 투자에 앞서 유의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