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방역의 최전선을 지켜온 질병관리본부가 12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돼 공식 출범했다.
그간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었던 질병관리본부는 이날부터 독립된 조직인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됐다. 2004년 국립보건원에서 지금의 본부 형태로 확대 개편된 지 16년 만이다.
초대 청장은 질병관리본부장으로서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을 이끌어 온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이 맡았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라는 비상시국을 고려해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직접 찾아 정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K-방역'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직원들을 격려했다.
본부에서 청으로 승격된 만큼 질병관리청은 앞으로 감염병 대응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조직은 청장과 차장을 포함한 5국·3관·41과와 소속기관으로 구성됐으며, 기존 질병관리본부의 정원 907명에서 569명 늘어난 1천476명이 함께 일하게 된다. 기존 정원 대비 42% 늘어난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유입·발생 동향을 24시간 감시하는 종합상황실과 감염병 정보를 분석해 예측하는 위기대응분석관 등을 신설하는 등 감염병 발생 감시부터 조사·분석, 위기 대응·예방까지 전 주기에 걸친 대응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질병관리청 산하에는 수도권·충청권·호남권·경북권·경남권 등 5개 권역별로 질병대응센터를 설치해 지방자치단체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역학조사와 진단·분석 등도 지원한다.
권한과 자율성은 커졌지만,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는 만큼 질병관리청과 정 청장의 어깨는 무겁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연일 100명대를 나타내고 있지만, 방역망과 의료대응 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 100명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어 촘촘한 방역 관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3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 '특별 방역'도 책임져야 하는 데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가 동시에 유행하는 '더블 팬데믹' 우려도 끊어내야 한다.
정 청장 역시 이를 고려한 듯 전날 브리핑에서 "질병관리청의 첫 번째 미션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며 코로나19와의 긴 싸움을 다시 한번 이겨내자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공식 출범했지만, 개청 기념식 및 공식 행사는 14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 '브리핑을 마치고'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