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대형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의료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증 환자가 많은 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연쇄감염' 우려가 확산하는 데다 병원 내 확진자가 병원 밖으로 코로나19를 전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11일 의료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이달 들어 두 자릿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각각 발생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서울시 집계 기준 이날 오전까지 총 2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단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는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총 19명이라고 밝히면서 집계에 혼선을 빚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지난 9일 영양팀 외부 협력업체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후 이날까지 스무 명 넘는 규모로 불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시 역학조사에서 영양팀 확진자가 재활병원에서 배식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돼 향후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우선 영양팀 직원과 재활병원 내 보호자, 환자, 의료진 등에 대해서는 전수 검사를 완료했다"면서도 "역학조사관의 판단에 따라 검사 대상이 늘어나면 추가 검사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원내 파악된 감염자는 21명이고, 나머지는 원외에서 확인된 사례로 보고 있다. 2차 이상의 감염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서울시는 세브란스병원 확진자 중 일부가 발열, 인후통 등 증상이 있었는데도 출근한 것으로 파악하고 병원 측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기로 했다.
서울아산병원에는 지난 7일 기준 11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보고된 데 이어 전날 산모 1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앞서 11명은 이달 2일 동관 7층 74병동에서 50대 남성 환자가 확진된 후 이뤄진 전수 검사에서 확인된 사례다. 8명은 병원 내에서 확인됐고, 나머지 3명은 퇴원 환자 1명과 이 환자의 가족 2명이다. 병원 내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가 퇴원 후 가족들과 밀접 접촉하면서 가족에게 옮긴 사례로 추정된다.
이후 74병동 관련 추가 확진자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병원은 코로나19 잠복기 등을 고려해 관찰을 지속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확진자가 발생한 병동 내 환자는 현재 3일에 한 번씩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는 등 적극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보고된 1명은 응급 분만으로 내원한 30대 여성으로, 앞선 74병동 집단감염 사례와는 별개다. 현재 접촉자에 대한 역학 조사를 하는 중으로 지금까지 검사를 마친 의료진과 환자 등 100여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역학 조사에 따라 검사 범위는 확대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