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 "이런 추석 없었다…사상 최악"

입력 2020-09-11 17:41
<앵커>

정부가 오는 주말까지 확진자 수 추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인데요.

2.5단계 정책이 2주째 이어진 상황에서 한 주 더 연장될 경우 ,폐업 등 최악의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김선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성동구에 있는 마장축산물시장입니다.

추석이 3주 앞으로 다가와 예년 같으면 고기를 사려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야 할 시기이지만, 올해는 한산하기만 합니다.

한창 분주해야 할 시장 정육점 상인들도 일거리가 줄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수도권 식당들이 대부분 영업 시간에 제한이 생기면서 고기 주문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철수 / 덕진축산 사장

“지난해 이맘때는 주문이 많이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저희한테 들어오는 게 몇 건 안돼요. (식당 납품도) 3분의 1 이하로 줄었어요. 이 건물에서 (장사한 지) 40년이 넘었어요. 이번(추석)이 최악 같아요.”

수요 급감으로 재고 처리도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시장 상인들은 다음주 2.5단계 정책 연장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재홍 / 마장축산물시장 협동조합 이사장

“부산물 내장 종류는 10%가 출하되고, 나머지 90%는 냉동실로 들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2.5가 연장이 안 돼야 상인들이 좀 살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현재 많은 상인 분들이 실의에 빠져 있습니다.”

이미 코로나 사태로 영업을 접는 소상공인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

실제로 올해 2분기 폐업 상가수는 10만 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이 ‘사업을 유지하고 있지만 폐업을 고려할 것 같다’고 답했고, 22.2%가 ‘사실상 폐업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될수록 폐업으로 내몰리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정부는 어제(10일) 발표한 4차 추경안에서 코로나 재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에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핀셋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지원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데다, 지원 액수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차남수 / 소상공인연합회 연구위원

“핀셋 지원은 깊이가 있어야 해요. 저희가 봤을 땐 300만원 이상은 됐어야 하고요. 그래야지만 지원에 대한 목적성을 달성할 수가 있습니다. 전기세 같은 경우 유예가 아니라 감면이 들어갔어야…”

벼랑 끝에서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의존할 곳은 정부의 정책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한 지원책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한국경제TV 김선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