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해에서 침몰한 덴마크 왕실의 난파선에서 500년 넘게 온전한 형태를 유지해온 철갑상어 유해가 발견됐다.
7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스웨덴 룬드대학교 연구팀은 1495년 침몰한 덴마크 왕실 전투함 '그립슌덴'에서 발굴작업을 하던 중 화물칸의 나무통에서 철갑상어 한 마리의 두개골, 방패미늘(모비늘) 등 유해 118점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보존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내용은 학술지 '고고과학 저널 리포트'(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철갑상어는 살아 있을 때 길이가 2m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당시 사람들이 철갑상어를 채집해 큰 조각들로 썰어 나무통에 담아 놓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500년 전 생물의 유해가 이토록 잘 보존된 건 발트해의 독특한 환경 덕분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들은 "발트해는 염분이 낮아서 목재를 갉아 먹는 배좀벌레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해저는 입자가 매우 작은 세점토로 이뤄졌고 바닷물의 산소 농도도 낮아 유기물이 잘 보존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립슌덴함은 스웨덴 왕위를 노린 덴마크 한스왕을 태우고 스웨덴을 향해 가던 중 불에 타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침몰 당시 한스왕은 육지로 피신해 목숨을 건졌다.
당시 철갑상어는 가치가 매우 높은 상품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스웨덴 귀족들에게 과시하려는 용도로 배에 실렸을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이들은 "배의 침몰은 한스왕의 위신에 치명적이고 정치력과 군사력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