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8조원 규모 수주를 일궈낸 삼성전자.
이 소식에 움츠러있던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았고 '아우' 격인 부품사들의 주가도 덩달아 신이 난 모습이다. 여기에 미국의 화웨이 제재 등도 함께 부각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부품사들이 간만에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하반기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 수주 훈풍에 주가 강세
미국 최대 통신업체 버라이존과 8조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공급계약 소식을 알린 지난 7일 삼성전자 주가는 1.62% 상승했다. 관련 호재는 8일에도 이어져 오전 10시 45분 기준 3%가량 상승하고 있다.
8월 한달간 주가가 10% 가까이 조정받은 것을 고려하면 주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을 통한 잠재적 이익 증가 규모는 지난 12개월 누적 영업이익 29.5조원 대비 1.7~2.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일 주가가 1.6% 상승한 것은 이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품주 주가도 삼성發 훈풍에 들썩
부품주 주가도 덩달아 오름세다. 삼성전자에 안테나와 같은 기지국 부품을 공급하는 에이스테크는 전날 5% 넘게 올랐고 이날도 1% 가까이 오르고 있다. 유무선 통신장비를 개발하는 에치에프알은 이틀 만에 주가가 17% 급등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RFHIC 역시 같은 기간 10% 가까운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장비주도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위탁생산 물량을 수주한 탓이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협력사 네패스는 지난달 말 대비 주가가 10% 이상 올라왔다. 같은 기간 테스와 원익IPS 역시 주가가 10%가량 상승했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스마트폰 관련주도 그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화웨이 시장점유율 감소로 삼성전자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삼성전기는 9월에만 주가가 15.6%나 올랐다. 부품업체인 비에이치(11.3%)와 엠씨넥스(10.5%)도 뜨거운 9월을 보내는 중이다.
◇"삼성전자, 하반기 기대주"
이처럼 수주와 반사이익 효과로 올해 삼성전자의 이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어난 수준이다. 이승우 연구원은 "파운드리와 통신장비 부문에서 연달아 호재성 소식이 발생하고 세트 사업부의 호조로 3분기 실적도 지난 분기처럼 기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특히 기대되는 사업부는 'IM(T&모바일)'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3분기 IM부문 실적이 3분기에도 당초 예상을 상회할 전망"이라며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50% 증가해 수익성도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과 5G 시장 점유율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 목표주가와도 아직 괴리가 큰 편이다. 전일 삼성전자의 종가(5만6,500원)와 비교하면 KB증권(7만5천원), 유진투자증권(7만3천원), 한국투자증권(6만7천원) 등이 제시한 목표주가와 차이가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메모리반도체 업황도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까지 삼성전자는 큰 위험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