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북동부에 있는 수단의 나일강 수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2천년 역사의 고대 유적지가 물에 잠길 위험에 놓였다.
수단 유물관리 당국의 마르크 마요 고고학 부장은 "올해 나일강의 수위가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 인근 문화 유적들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강에서 약 500m 떨어져 있는 알바즈라위야 터를 지키기 위해 방어벽을 쌓고 물을 퍼내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지역은 수도 하르툼에서 동북 방향으로 200㎞가량 떨어진 곳으로, 2천년 된 고대 도시 메로에 왕국의 유적지가 보존돼 있다. 왕국은 이곳을 수도로 삼고 기원전 350년부터 기원후 350년까지 이 일대를 지배했다.
이 왕국은 이집트보다 더 많은 수의 피라미드를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아직 이 지역에서 발견되지 않은 유물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국에 따르면 아프리카 북동부를 흐르는 청나일강의 수위는 집계를 시작한 10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청나일강은 하르툼에서 백나일강과 합류한다.
마요 부장은 "나일강이 유적지를 위협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면서 "현재는 상황이 통제되고 있지만 물 높이가 계속 올라간다면 지금까지의 노력만으론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단에서는 6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우기로 인해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올해는 폭우가 쏟아짐에 따라 전례 없이 심각한 홍수가 발생하면서 최소 99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수단 당국은 3개월 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파이살 무함마드 살레 정보문화 장관은 유적지가 피해를 입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수단 홍수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