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대국'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9만632명을 기록했다.
지난 3일 8만명대로 올라선 신규 확진자 수는 불과 3일 만에 9만명대로 급증했다.
인도는 이미 지난달 30일 신규 확진자가 7만8천761명 발생하면서 미국이 갖고 있던 일일 세계 최다 기록을 뛰어넘은 바 있다.
누적 확진자 수는 411만3천811명으로 2위 브라질(412만3천명, 이하 인도 외 월드오미터 기준)에 1만명 차로 바짝 다가섰다.
이 부문 세계 1위인 미국(643만1천152명)이나 브라질의 최근 신규 확진자 수는 3만∼5만명대로 떨어졌다.
주요 감염국 가운데 인도만 유일하게 끝없이 폭증만 이어가는 셈이다.
누적 사망자는 7만626명으로 전날보다 1천65명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경제도시 뭄바이(1천688명↑)와 '핫스폿'(집중 발병 지역) 도시 푸네(4천837명↑)가 있는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만 2만800명의 감염자가 새롭게 발생했다.
마하라슈트라를 비롯해 안드라프라데시(1만825명↑), 카르나타카(9천746명↑) 등 3개 주에서만 하루 사이 4만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나왔다. 인도에는 28개의 주와 8개의 연방직할지가 있다.
지난달 17일 652명까지 줄었던 수도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도 이날 2천973명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5월 방역 통제 완화 초기에는 뉴델리, 뭄바이 등 대도시에서 주로 확진자가 나왔지만, 지금은 지방 대도시와 시골 등 전국 곳곳에서 확산세가 급증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기보다는 긍정적인 면만 부각하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당국은 확진자 폭증세에 대한 언급은 거의 하지 않은 채 회복율(77.2%) 증가세와 낮은 치사율(1.7%)만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인도 보건부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누적 확진자 수는 뺀 채 환자, 완치자, 사망자 수만 발표하고 있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도 전날 "최근 검사 수를 두 배로 늘리면서 확진자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 최근에는 통제 완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선 운항, 학교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이미 일상생활에는 거의 제약이 없는 상황에서 이달부터 지하철 운행까지 재개하기로 했다.
일부 학생들의 반발에도 250만명이 응시하는 의·공대 입학시험도 강행하고 있다.
특히 연방정부는 주정부의 자체 봉쇄에 제한을 둘 정도로 방역 통제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연방정부의 허락 없이는 주 간 이동 통제 등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는 방역 통제 조치가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된다고 연방정부가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도는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1996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23.9%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은 상태다.
인도 정부는 방역보다는 경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느끼는 셈이다.
뉴델리에서 지하철 차량 소독하는 직원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