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국내 무선이어폰 최강자는? 갤버라 vs 톤프리

입력 2020-09-04 15:40
선이 빠져서 음악이 안 들리거나, 줄이 꼬여서 당황한 경험 없으신가요. 이제는 휴대폰에 유선이어폰을 꼽는 건 촌스러운 일이 됐습니다.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도서관이나 카페에서 공부하는 학생들, 또 운동에 매진하는 현대인들에게 무선이어폰은 필수품이 됐죠. 출시 초기에는 '콩나물'이라는 비웃음을 얻기도 했지만 이 시장은 애플이 주도권을 쥐고 있습니다. 에어팟 시리즈로 무선이어폰 시장을 개척한 애플은 1분기 세계 무선이어폰 출하량 4,451만대 가운데 1,621만대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업체들도 애플의 아성에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강낭콩' 모양의 신제품 '갤럭시버즈 라이브'를, LG전자는 제품명에 디자인까지 싹 바꾼 '톤프리'를 출시한 건데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국내 시장에서는 애플보다는 삼성과 LG 두 업체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성능이나 가격 면에서 비슷해 보이는 두 제품 사이에서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제가 직접 일주일 동안 두 제품을 써보고 디자인, 통화품질, 음질 등에 대해 비교해 봤습니다.

● [갤버라 > 톤프리] 디자인? "처음보는 특별함 '갤버라'"



먼저 삼성전자의 '갤럭시버즈 라이브'는 강낭콩을 연상하게 하는 디자인입니다. 출시 전부터 '갤럭시 빈''강낭콩 에디션'으로 불리기도 했죠. 블랙과 화이트의 전통적인 색상이 아닌 '미스틱 브론즈' 제품을 개봉하는 순간 "예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구릿빛도 아닌 로즈골드도 아닌 오묘한 색감이었는데요. 이 색이 '아재 브라운'이라는 혹평을 받은 것은 사진빨이 안 받기 때문은 아닌가 잠시 생각했습니다.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의 케이스도 마치 보석함과 같은 느낌을 줬습니다.







그렇다면 LG전자의 '톤프리'는 어떨까. 2세대인 이번 제품은 애플의 에어팟 시리즈와 비슷한 '콩나물형'이었습니다. 기존에도 많은 이어폰에서 택한 '커널형' 제품이다 보니 새로울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눈길을 끈 건 케이스. 마카롱 모양에 민트·레몬·라즈베리·스트로베리·피스타치오 등 5개의 파스텔 색상을 적용한 케이스가 여심을 자극했는데요. 여기에 키링까지 끼우면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해도 충분할 정도로 예뻤습니다.





● [갤버라 > 톤프리] 착용감 "익숙해지면 편한 '갤버라'"



'갤럭시버즈 라이브'의 가장 큰 특징은 갤럭시 최초로 '오픈형'을 택했다는 점입니다. 전작인 '갤럭시버즈 플러스'는 외이도에 꽂는 방식인 '커널형' 제품이었습니다. 초반에는 낯선 모양의 제품을 귀에 제대로 꽂기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끼는 순간 새로운 세계가 펼쳐집니다. 귀에 쏙 들어가는 편안한 착용감으로 오래 써도 귀가 아프거나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착용했을 때도 튀어나온 부분이 없으니 귀걸이나 머리카락에 끼일 일도 없었습니다.





'톤프리'는 커널형을 택한 만큼 착용했을 때도 굉장히 익숙한 느낌이었습니다. LG전자는 커널형 방식에 LG전자만의 인체공학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어폰 무게중심이 귀 안쪽 착용하는 부분에 있어 착용감과 안정감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착용했을 때 이어버드 구조상 귀밑으로 튀어나오는 부분이 약간 들떠서 불편했습니다. 또 자세히 보면 이어버드 정면으로 충전단자가 바로 보이는 것도 디자인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 [갤버라 < <SPAN style="FONT-SIZE: 16pt">톤프리] 통화품질? "의외로 괜찮다 '톤프리'"

갤럭시버즈 라이브는 통화 품질을 위해 외부에 2개, 내부에 1개 총 3개의 마이크를 탑재했습니다. 또 가속도 센서를 턱의 움직임을 감지해 목소리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보이스 픽업 유닛으로 활용했습니다. 차가 지나 다니는 길거리에서 통화를 했을 때 목소리가 묻히지 않고 전달돼 통화 시에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품질은 전작인 '갤럭시버즈 플러스'와 비슷합니다. 목소리를 비롯해 외부 사운드도 상당히 잘 잡아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톤프리'의 통화품질이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목소리가 약간 울리는 것 같은 느낌의 '갤럭시버즈 라이브'와 달리 목소리를 또렷하게 잘 잡아줬습니다. 소음을 줄이고 울림을 없애 주는 상단 마이크와 더 깨끗하게 목소리를 들려주는 하단 마이크로 구성된 듀얼마이크가 탑재됐기 때문입니다. 마이크 간 거리도 2.5cm 이상 확보된 만큼 확실히 통화품질에 유리한 설계가 적용됐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시끄러운 지하철 안에서도 통화가 되는 수준이었습니다.

● [갤버라 > 톤프리] 음질? "'노캔' 글쎄…저음 좋은 '갤버라'"



'갤럭시버즈 라이브'가 주목받았던 것은 '노이즈캔슬링(ANC)'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기능은 없다고 보는 게 무방합니다. 지하철에서 나오는 안내방송, 길거리의 차 지나다니는 소리 등이 다 들렸습니다. 주변 소음이 완전히 차단되기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은 실망스러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오픈형 구조다 보니 차음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건데요. 다만 음질, 특히 중저음은 탁월했습니다. 삼성전자가 12mm의 전작보다 더 큰 스피커와 베이스 덕트를 적용한 탓인지 중저음과 풍부했고 공간감도 좋았습니다.



톤프리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탑재되지 않았습니다. 하반기에 이 기능을 넣은 신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귀를 꽉 막아주는 '커널형' 제품이다보니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없어도 차음성이 괜찮았습니다. 톤프리는 중고음역대 음질은 듣는 데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갤럭시버즈 라이브의 강점인 저음역대의 경우 음질이 좋지 않았습니다. 사용자가 맞춤형으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음역대를 다소 보완할 수는 있습니다.



● [갤버라 = 톤프리] 가격은? "출고가 20만원…천원 싼 '갤버라'"



'갤럭시버즈 라이브'의 출고가는 19만 8,000원입니다. 갤럭시버즈 플러스(17만9,300원)보다는 2만원 정도 비쌉니다. 같은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탑재된 애플의 에어팟 프로의 출고가가 32만 9,000원인 점을 비교할 때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스펙 상으로 보면 배터리 재생시간은 아무 기능을 켜지 않고 재생하면 8시간 동안 쓸 수 있습니다. 충전 케이스를 포함하면 29시간도 이용 가능합니다. 고속 충전 기능도 지원합니다. 5분 충전시에 1시간 가량 재생할 수 있습니다.



'톤프리'의 가격은 다소 아쉽습니다. 톤프리의 출고가는 19만 9,000원으로 지난해 출시된 전작보다 6만원 저렴합니다. 출고가 기준으로 에어팟 2세대와 같은 가격이고, 최근 출시된 갤럭시버즈 라이브보다도 1,000원 비쌉니다.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췄다면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재생 시간은 6시간, 충전 케이스를 포함하면 18시간 가량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재생시간이 갤럭시버즈 라이브보다 약간 짧은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고속충전은 갤럭시버즈 라이브와 동일합니다.





● [갤버라 < <SPAN style="FONT-SIZE: 16pt">톤프리] 그외에? "살균까지 해주는 '톤프리'



'갤럭시버즈 라이브'는 게임모드를 탑재했습니다. 블루투스 기기는 딜레이가 있습니다. '갤럭시버즈 라이브'의 게임모드를 이용하면 딜레이가 줄어듭니다. 리듬게임이 가능할 정도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소리가 밀리는 느낌이 확실이 적었습니다. 게임을 할 때는 켜두면 좋은 기능인 것 같습니다. 또 올웨이즈 온 마이크(AOM) 기능이 있어 버튼을 안 눌러도 빅스비를 호출할 수 있고, 주변소리를 듣는 기능도 개선됐지만 오픈형 무선이어폰인 만큼 크게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톤프리'는 케이스에 UV나노 살균 기능이 있습니다. 케이스에 넣어두면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을 99.9% 제거한다고 LG전자는 설명합니다. 코로나19 시대에 세균 없는 이어폰을 쓸 수 있다는 건 장점입니다. '갤럭시버즈 라이브'에는 없는 '방수' 기능도 탑재했습니다. IPX 4등급 생활 방수를 지원하기 때문에 등산이나 헬스 등 땀이 많이 나는 운동을 할 때도 사용 가능합니다. 터치패드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왼쪽을 두번 터치하면 이전곡, 오른쪽을 두번 터치하면 다음곡을 재생하도록 다르게 설정해서 사용했습니다.



무선이어폰, 시대. 소비자들은 선으로부터의 해방감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최근에 출시되는 무선이어폰은 무선은 물론, 디자인부터 성능을 유선이어폰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실제로 무선이어폰 시장은 전망이 밝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은 2019년 1억 700만대에서 올해는 2억 2,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체험기를 쓰면서 누가 콩나물 '에어팟'을 귀에서 빼고 그 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짧은 기간동안 두 제품을 동시에 써 본 기자의 주관적인 체험기였습니다. 구매를 원하는 여러분들은 직접 체험한 후에 결정하시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