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뉴딜 진짜 수혜주는 '은'…힘 받는 銀투자

입력 2020-09-04 15:45


● 그린뉴딜에 덩달아 몸값 뛰는 '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에 5년 동안 17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정부는 한국판 뉴딜 사업의 첫 발을 떼기 위해 내년 21조3,000억원을 편성했다. 정부가 가장 공을 들이는 건 친환경 에너지 창출 사업인 그린 뉴딜이다. 정부가 친환경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으면서 관련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녹색 성장'이 새로운 산업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올 들어 전기차, 2차 전지 업체를 비롯해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기업의 주가는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한편, 덩달아 몸값이 오르는 건 '은(銀)'이다. 전문가들은 그린뉴딜 수혜주에 투자하고 싶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거나 가격 부담이 크다면 안전자산이면서 친환경 산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은 투자에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 9%오른 금…47% 오른 은

최근 은은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으로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진 탓이다.

금값의 수익률도 뛰어넘은지 오래다. 현지시간 3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은은 1트로이온스 당 26.87 달러로 두 달 새 약 47% 뛰어올랐다. 한편, 국제 금값은 1,777.50달러에서 1,937.80달러로 두 달 새 약 9% 상승에 그쳤다. 연간 수익률로 보면 은은 49.8%, 금은 27.4%로 은이 금 수익률의 2배 가까이 올랐다.

금값이 주춤하는 동안 은값이 무섭게 오르면서 올 초 120배까지 벌어졌던 금과 은의 가격 배수도 최근엔 70배로 좁혀졌다. 이에 따라 은의 저가 매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너무 많이 오른 것일까.



● "안 오를 이유없다"…추가 상승 전망

금융투자업계에선 하반기 은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린뉴딜 덕분이다. 은은 전기와 열 전도율이 금속 중 가장 높아 태양광 패널이나 전기자동차 핵심 구성 부품 등에 사용된다. 문재인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가 그린에너지 정책을 강화하면서 은 수요가 대폭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관련 업계에선 태양광 패널에 쓰일 은의 수요가 매년 8,100만온스가량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효율 전기전도성이 필요한 반도체칩, 케이블, 사물인터넷, 전기차 배터리,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5G 관련 품목에서도 10년간 2,300만온스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11월 미 대선을 앞둔 가운데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집권할 경우 친환경 정책이 강화돼 은 수요 확대를 부추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기자동차뿐 아니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원을 약속한 전기 통근 열차, 전기 버스에도 은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국제 금융 환경도 은 가격 상승을 뒷받침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평균물가목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금과 은의 추가 상승에 대한 원동력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피힐 수 있는 안전자산인 은의 가격의 추가 상승이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 하에서 귀금속 분야의 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며, 향후 12개월간 은 가격은 35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 약세 추세 속에 은값의 장기적인 상승세를 전망한다면 가격이 조정될 때마다 추가적으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현명하다는 조언이다. 다만, 황 연구원은 "단기적인 투자처로 금보다 은이 더 매력적일 수 있지만, 금보다 은의 가격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낙폭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실버바'사거나 ETF·은통장으로 투자

안전자산이면서 그린뉴딜의 수혜까지 받을 수 있는 은 투자.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은 투자는 실버바를 직접 매입하거나 은 ETF·ETN, 은통장에 투자하는 방식 등이 있다.

먼저, 은 현물은 한국금거래소, 삼성금거래소, SM금거래소 등이나 시중은행에서 구입할 수 있다. 최근 실버바 1kg의 가격은 대략 100만원이다. 여기에 부가세 10%와 판매 수수료 약 5%가 추가로 붙는다. 실물투자의 장점은 되팔 때 세금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은 ETF는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어 용이하다. 국내에 상장된 은 ETF는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KODEX은선물(H)이 있다. 선물에 투자하는 ETF인 만큼 현물보다는 은값 상승폭을 덜 반영하는 측면이 있지만, 하락폭도 적게 반영한다. 최근 이 ETF는 6개월간 약 58.29%(9/3 기준)의 수익률을 냈다. 연초 이후 49.49% 올랐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에선 가격과 2배로 연동되는 레버리지와 인버스2X 상품도 갖고 있다.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의 6개월 수익률은 123.97%를 기록했다. 다만, 현물 투자와 달리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발생한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은 통장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은 통장은 국제 은 시세를 원ㆍ달러 환율에 적용한 뒤 원화로 환산한 은 무게를 통장에 적립해 준다. 가입할 때는 은 시세보다 1%를 더한 가격을, 인출할 때는 시세보다 1% 낮은 가격을 적용해 은 무게를 정한다. ETF와 마찬가지로 시세 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