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일시적으로 일을 쉬는 사람의 수가 외환위기, 금융위기 당시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시 휴직자는 임시직, 자영업자, 여성, 60대 이상, 20대 이하 계층에서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일시 휴직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분기와 2분기 일시 휴직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6만명, 73만명 급증했다.
일시 휴직자는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에 따라 일시적 병·사고, 연·휴가, 교육·훈련, 육아, 사업부진·조업중단, 노사분규 등의 이유로 조사 대상 기간에 일하지 못했지만 사유가 해소되면 복직이 가능한 사람을 말한다.
이 같은 일시 휴직자 증가 폭은 외환위기 당시 1998년 3분기의 12만명, 금융위기 당시 2009년 1분기의 7만명을 크게 웃돈다.
외환·금융위기 상황에서는 기업 도산이 대량 해고로 이어져 일시 휴직자가 아닌 실업자가 양산됐지만, 이번 코로나19 위기의 경우 감염병에 따른 조업중단 등으로 실업보다 일시 휴직이 크게 늘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종사자 지위별로는 임시직(3∼7월 +81만5천명)과 자영업자(+37만6천명)의 일시 휴직이 급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피해가 컸던 숙박음식·교육·예술·스포츠·여가 등 부문에서 임시직과 자영업의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연령별 일시 휴직자를 보면 60세 이상(3∼7월 +65만명)과 15∼29세(+18만5천명)가 눈에 띄게 늘었다.
고령층의 노인 일자리 사업, 20대 이하 취업자 비중이 큰 예술·스포츠·여가·숙박음식 등 대면 업종이 코로나19로부터 타격을 많이 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남성(3∼7월 +60만8천명)보다는 여성(+101만6천명)의 일시 휴직이 많았다. 임시직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60.5%(2019년 기준)로 높은 데다 코로나19 피해 업종인 보건복지·교육·숙박음식 등의 여성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이 과거 복직률(2017∼2019년 월평균 42%)을 반영해 추정한 결과, 일시 휴직자 수는 단기에 안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박창현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과장은 "다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앞으로 일시 휴직자의 안정화 속도를 느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일시휴직' 임시직·자영업자·여성·60대이상에 집중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