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기억' 태풍 '마이삭' 북상 중…부산 초비상

입력 2020-09-01 21:08


제9호 태풍 '마이삭' 북상에 부산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마이삭'은 부산, 경남을 강타한 2003년 태풍 '매미'와 유사한 경로로 접근하고 있어 큰 피해가 우려된다.

부산시는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해 3일 새벽 부산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일 밝혔다.

부산은 2일 오후부터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 100∼300mm의 비(많은 곳 400mm 이상)와 강한 바람, 해수면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저지대 침수와 월파 피해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시는 1일 오전 11시를 기해 부산에 태풍 예비특보가 발표되자 풍수해 현장 조치 행동 매뉴얼에 따라 비상Ⅰ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재난안전대책본부 가동, 지역담당관 재해취약지역 현장 점검, 재난 안전문자 메시지 전송과 태풍 예비특보 행동요령 전파 등 태풍 대응에 돌입했다.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2시 행정안전부와 합동으로 재해 예방사업장을 찾아 점검하고 나서 제9호 태풍 대비 상황판단·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시는 긴 장마에 이어진 집중 호우 때 발생한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에서 태풍이 내습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선 구·군에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응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태풍 '마이삭' 북상을 앞두고 부산항만공사와 부두 운영사들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003년 태풍 '매미'와 유사한 경로로 부산을 직접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가 몰고 온 강풍에 신감만부두와 자성대 부두의 안벽 크레인 11기가 줄줄이 붕괴하거나 궤도 이탈해 상당 기간 하역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24시간 비상 근무 체제에 들어간 항만 당국은 신항과 북항 컨테이너부두에 접안한 선박들은 2일 오전 6시까지, 부산~일본 항로 국제여객선을 포함한 나머지 선박들은 1일 오후 6시까지 피항을 완료하도록 했다.

컨테이너부두 운영사들은 하역을 중단하고 강풍에 크레인 등 하역 장비가 궤도를 이탈하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컨테이너 반·출입을 2일 0시부터 중단한다.

야적장에 쌓아둔 빈 컨테이너들이 바람에 밀려 쓰러지거나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정작업도 벌였다.



고층 건물과 해안 방파제가 있는 해운대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준공 뒤 입주를 끝낸 최고 101층 규모 엘시티는 사실상 처음으로 강한 태풍과 맞닥뜨리게 됐다.

해운대 구청은 엘시티를 비롯해 월파가 예상되는 마린시티 주변 태풍 피해 예방에 총력 대응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해상가두리 양식장의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국립수산과학원은 그물망과 로프 고정작업을 서둘러 줄 것을 당부했다.

육상수조 양식장에서는 강풍에 대비 지붕 등 시설물을 단단히 고정하고, 정전과 단수에 대비해 깨끗한 사육수를 충분히 저장하고, 탁수 유입방지를 위해 취수구를 점검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