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광화문 집회발 코로나19 확산이 현실화하며 재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2일 만에 하루 확진자가 30명에 이른 데다 21명이 집회 이후 진단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가 이후 결과가 뒤집어졌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수도권발 감염이 우리 지역으로 확산할 우려가 현실화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필요하다면 수도권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 30명 중 외국인 간병인을 제외한 29명은 모두 대구 동구 사랑의교회 교인으로 이 교회 누적 확진자만 34명이 됐다.
확진된 교인 중 22명은 광화문 집회 참석자로 이 중 21명은 행정명령 기한인 8월 26일 이전 진단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시는 음성으로 나온 이들에게 잠복기 2주간 자가격리를 권고했을 뿐 별도 행정명령을 하지는 않았다.
20∼40대인 이들은 지난 23일, 26일 열린 예배에 참석하며 당시 검사를 받지 않은 대륜중학교 학생 등 밀접접촉자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부모와 함께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이 학생은 26일 검사를 받은 뒤 28일 확진됐다.
교회 전수 조사 결과 이 학생 외에도 수성구 동원중학교 학생도 29일 오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 무증상이었다.
당국은 동원중 학생 155명, 직원 34명 등 189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체 채취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7일 50대 방사선사가 확진판정을 받은 대구 수성구 한 병원에서는 60대 외국인 간병인이 재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팀 조사에도 병원 최초 감염자인 방사선사의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사실상 '깜깜이'다.
집회 2주 만에 불어난 확진자에 방역당국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자가격리를 권고받은 이들이 교회 말고도 직장, 대중교통 등 여러 경로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소지 역시 동구에 한정되지 않고 수성구, 북구 등 곳곳에 있다.
시는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소집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 수준으로 격상할지 논의하기로 했다.
권 시장은 "근원적으로 접촉을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 추세면 다음 주 주말 정도에는 생활치료센터를 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고3 학부모인 정모(55·대구 동구 신천동)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학원, 독서실까지 문 닫으면 우리 애는 어떡하냐"며 "봄부터 계속 원치 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모(32·대구 동구 율하동)씨는 "죄 없는 아이들이 더운 여름에도 마스크를 쓰고 놀이터나 물놀이장도 가지 못하고 참았다"며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말했다.
인적 끊긴 대구 사랑의교회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