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막으려면 실내 습도 40~60%로 유지해야"

입력 2020-08-24 09:59
수정 2020-08-24 10:02
습도 낮으면 바이러스 확산 위험 커져


실내 공간의 상대 습도가 낮을수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확산 위험을 줄이려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라이프니츠 대류권 연구소(TROPOS)와 인도 뉴델리 CSIR 국립물리연구소 연구팀은 24일 국제학술지 '에어로졸과 공기 질 연구'(Aerosol and Air Quality Research)에서 실내에서 상대습도가 에어로졸 입자를 통한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공중 전파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수년간 에어로졸 입자가 공기의 질이나 구름 형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왔다.

연구팀은 2007~2020년 습도가 독감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CoV-1),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존과 확산, 감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기존 국제연구 10건을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TROPOS의 아짓 아흘라왓 박사는 "에어로졸 연구에서는 습도가 높을수록 에어로졸 입자에 수분이 더 많이 달라붙어 크기가 빠르게 커진다는 사실이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며 "이에 관한 연구가 어떤 게 있었는지에 대한 호기심에서 연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분석을 통해 공기 중 습도가 실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생존하거나 확산하는 데 세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습도가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비말 내 미생물의 거동에 영향을 주고, 실내의 물체 표면에 떨어진 바이러스의 생존과 바이러스의 공중 전파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습도가 낮으면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비말이 빠르게 마르지만, 감염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른 요인들이 작용해 바이러스 확산 위험은 오히려 커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반대로 습도가 높으면 비말이 수분을 흡수해 커지면서 빨리 바닥으로 떨어져 사람들이 들이마실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아흘라왓 박사는 "실내 상대습도가 40% 이하일 경우, 감염자들로부터 나온 비말 입자들이 물을 덜 흡수해 더 멀리 날아가 건강한 사람들이 들이마실 가능성도 커진다"며 "특히 건조한 공기는 콧속 점막을 건조하게 해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좋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기존 조치들에 더해 병원이나 사무실, 공공교통수단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실내 공간의 공기 관리 기준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인도 CSIR-국립물리연구소 수미트 쿠마르 미슈라 박사는 "공공건물이나 교통수단의 실내 습도를 최소 40% 이상으로 유지하면 코로나19 뿐 아니라 계절성 독감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실내 최저 습도 규정을 마련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