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일 연속 재임 최장 기록을 달성했지만, 유권자의 민심은 사실상 완전히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런 상황이 엿보인다.
교도통신이 22∼23일 실시한 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6.0%로 아베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두 번째로 낮았다.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을 둘러싼 권력과 사학재단의 유착 의혹으로 지지율이 35.8%까지 하락했던 2017년 7월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아베 총리를 신뢰한다고 답한 이들은 13.6%, 아베 총리에게 지도력이 있다고 평가한 이들은 4.3%에 불과했다.
7년 넘게 이어진 장기 집권에 유권자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내각에서 방위상을 지낸 나카타니 겐(中谷元) 자민당 중의원 의원은 "너무 길어서 국민이 완전히 질리고 있다. 총리관저가 무엇을 해도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아베 총리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설명 책임을 이행하겠다는 패기도 없다"고 꼬집었다.
아베 총리 재집권 후 일본 정국은 '아베 1강'(强)이라고 불릴 정도로 아베 총리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각료를 지낸 인사가 이처럼 아베 총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 구심력이 확연하게 떨어졌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재집권 후 많은 비판과 논란 속에서도 아베 총리가 정국을 주도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감이었는데 이마저 힘을 잃고 있다.
교도통신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자 중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를 표명한 이들은 6.0%에 그쳤다.
자민당 관계자는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를 지니지 않는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반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