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경찰이 교인 명단을 확보하기 위한 강제수사를 벌였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1일 오후 8시 40분께부터 22일 오전 1시께까지 약 4시간 20분 동안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랑제일교회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교회 측 변호인들이 입회한 가운데 교회 내 PC 등에 저장된 교인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종전에 교회 측이 당국에 제공한 교인 관련 정보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전날 영장을 발부받은 경찰은 수사관들을 교회에 보내 오후 7시께부터 대기했다. 이후 교회 측 변호인 2명이 입회인으로 도착하자 영장 집행을 시작했다.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 영장은 피압수자 측 관계자에게 영장을 제시한 뒤에야 집행할 수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 20일 오후 5시께부터 10시간여에 걸쳐 밤새 현장 조사를 시도했으나 변호사 등 교회 관계자들이 영장을 요구하며 역학조사관들에게 협조하지 않아 명단 확보는 불발됐다.
당국이 압수수색이라는 강제 수단을 꺼내든 것은 교회 측의 비협조를 묵과하기에는 집단감염의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32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56명이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사랑제일교회 측이 이미 제출한 교인 명단은 실제 교인 규모에 못 미치는 900여명분에 불과한 데다 부정확하기까지 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사랑제일교회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 교회 교인은 최소 2천∼3천여명 규모로 추정된다. 교회가 19일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에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교인의 수가 4천명으로 적혀있기도 했다.
이날 압수수색이 이뤄지는 동안 교회 진입로 앞에서는 보수 성향 유튜버와 진보 성향 유튜버, 인근 장위동 주민들이 뒤엉켜 서로 설전을 벌이고 몸싸움을 하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 마친 경찰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