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신도 명단 확보 등을 위한 방역당국의 현장 조사가 진행된 20일 오후 교회 앞은 신도로 추정되는 시민들과 보수 유튜버 등이 모여 크고 작은 소동이 이어졌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성북구 공무원, 경찰은 이날 오후 5시께 장위동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했다.
방호복을 입은 역학조사관 등 관계자들과 경찰 버스가 속속 모습을 드러내자 교회 앞뒤 골목 천막에서 간이의자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긴장한 기색을 보였다. 신도로 보이는 몇몇 중년 남녀는 소형 무전기를 갖추고 있었다.
교회 정문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교회 측에서 설치한 출입통제선이 쳐져 있었다. 방역당국 관계자들과 경찰이 통제선 안에서 교회 진입을 놓고 변호사들과 오후 8시께까지 대치하는 동안 바깥 천막으로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천막에 모인 사람들은 몇 차례에 걸쳐 찬송가를 부르거나 통성기도를 했다.
이들 중 몇몇은 골목 맞은편에 있는 취재진을 향해 "취재를 중단하라"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큰 소리의 욕설과 시비는 교회 주변의 경찰관들에게도 쏟아졌다.
오후 10시께가 되자 천막을 지키는 사람은 30여명으로 늘었다. 보수 성향의 유튜버 10여명도 골목 초입과 취재진이 모인 맞은편을 자유롭게 누볐다.
유튜버들은 교회 측 변호사 등의 말을 인용해 '영장 없는 불법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이 강제집행을 시도하고 있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온라인에 송출했다. 현장에 온 보수 유튜버 중에는 20대로 보이는 사람도 여럿 보였다.
0시가 가까워질 무렵에는 '교회 탄압'과 취재 중단을 요구하는 취객들도 교회 앞에 합류해 소란의 규모가 더 커졌다. 정부를 비난하던 한 남성은 취재진·보수 유튜버·행인과 차례로 시비를 벌이고, 경찰의 귀가 권유를 무시한 채 소란을 피우다 이튿날 오전 1시께 체포됐다.
교회 앞에 모인 사람들은 질본 등 관계자들이 떠난 21일 오전 3시 30분께 이후로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0일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접촉자 가운데 53명이 코로나19로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총 676명이 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