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광화문 집회 참가자 2명 확진…"최소 750명 참석"

입력 2020-08-19 17:26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집회에 갔던 대전시민 2명이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전시는 광화문 집회에 최소 750명, 많으면 1천명 넘는 시민이 참석했을 것으로 보고 조속한 검사를 독려하고 있으나 구체적 명단이 파악되지 않아 검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경기도 용인시에 다녀온 대전 일가족 4명도 확진됐으며, 충남 서산과 천안에서도 확진자가 1명씩 추가됐다.

대전시 등에 따르면 광화문 집회 참석 확진자는 중구 목동에 사는 50대 여성과 서구 갈마동에 사는 50대 남성이다.

이 중 기독교인인 목동 50대 여성은 무증상 상태로 18일 자진해 검체를 채취했다. 동거가족 가운데 자녀의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남편은 검사 중이다.

갈마동 50대 남성 확진자는 18일 기침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서울에서 머물다 18일 대전 집에 와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았다. 아내와 자녀 2명이 있으나 접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 당국은 이들 확진자가 서울에 다녀오면서 이용한 교통수단과 접촉자, 동선 등을 역학조사하고 있다.



● 광복절 대전서 전세버스 25대 상경

대전시가 전세버스조합을 통해 확인한 결과 지난 15일 대전에서는 버스 25대가 광화문 집회 참석자를 태우고 상경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버스 1대당 30명씩, 750명가량이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차나 승용차 등 다른 교통편으로 상경한 시민들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전세버스 예약자 등을 통해 집회 참석자들의 명단을 파악하고 있으나, 특정 집단이 단체로 탑승한 것이 아니라 삼삼오오 씩 탑승해 취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해교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지역 내 추가 확산을 막느냐 여부는 시간과의 싸움에 달려 있다"며 "본인과 가족, 이웃의 안전을 위해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시민들은 증상 유무를 불문하고 조속히 보건소나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대전시는 광화문 집회 참석자와 지난 7∼13일 서울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시민 등은 21일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행정명령을 발령하고 안전안내문자도 수차례 발송했다.

시는 코로나19 증상이 있는데도 검사를 거부하다 나중에 확진될 경우 형사고발하고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18일까지 광화문 집회 참석자 167명이 자진해 검사를 받았으며, 이들은 모두 음성으로 판명됐다. 19일 오전에도 48명이 검체를 채취했다.

대전시는 지난 15일 광화문 주변 기지국에 접속한 사람 중 30분 이상 체류한 사람들의 통신정보를 통보받으면 신속대응팀을 구성해 일일이 전화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청 전산교육장에 전화기 20여대를 이미 설치했다.



● 용인 219번 확진자의 아들 부부와 손자 둘도 확진

대전에서는 서구 둔산동에 사는 40대 부부와 초·중학생 아들도 휴가를 이용해 지난 13∼15일 용인 본가에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이들 할아버지가 18일 용인 219번 확진자가 된 뒤 접촉자로 분류돼 무증상 상태에서 검사를 받았다. 할아버지의 감염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본가에 다녀온 뒤 16∼18일에는 전남 나주를 여행했다.

충남 서산과 천안에서도 확진자가 1명씩 나왔다.

서산에 사는 20대 남성은 지난 15일부터 기침과 근육통 증상을 보이다가 18일 서산시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천안 50대 남성도 17일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 18일 검사를 받아 확진됐다.

초기 역학조사 결과 두 확진자 모두 서울 사랑제일교회나 광복절 광화문 집회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대전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76명, 충남은 223명으로 늘었다.

대전 광화문 집회 참석자 확진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