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핫스폿'(집중 발병 지역)으로 떠오른 서부 푸네 지역의 주민 중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항체를 가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ANI통신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푸네 주민 1천664명을 대상으로 한 혈청 조사 결과 이 가운데 51.5%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
화장실을 공유하는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서는 항체 형성 비율이 62.3%로 높아졌고, 고급 주택가나 아파트 지역에서는 이 수치가 39.8%로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푸네시 당국이 현지 대학 연구진, 인도과학교육연구소(IISER) 등과 함께 진행했다.
조사 결과가 맞는다면 푸네 시민 300여만명 가운데 이미 절반가량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푸네 당국이 18일까지 공식 집계한 누적 확진자 수 13만2천481명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치다.
특히 이번 조사는 인도 일부 지역의 집단면역 형성 가능성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인도 매체 더텔레그래프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과학자들이 집단면역 이론과 관련한 의문점을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집단면역은 지역 주민 상당수가 특정 감염병에 대해 면역력을 갖춘 상태를 뜻한다. 집단면역이 형성되면 추가 감염자가 생기더라도 급속한 확산은 쉽지 않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말 공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뭄바이 빈민 6천936명의 혈청을 조사한 결과 이 중 57%에서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빈민가 외 지역 주민의 항체 보유 비율도 1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뉴델리에서도 6월 27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주민 2만1천387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23%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
집단면역 효과 덕분인지 최근 뉴델리와 뭄바이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크게 줄었다. 뉴델리의 신규 확진자 수는 6월 한때 4천명에 육박했지만, 최근에는 1천명 미만을 기록 중이다.
푸네도 지난달 하순 이 수치가 3천명 후반까지 치솟았지만 18일에는 1천875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집단면역을 가능하게 하는 지역 사회 항체 형성 비율에 대한 의견은 적게는 40∼50%에서 많게는 90%까지 전문가마다 다르다.
집단면역이 과연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수바시 살룬케 전염병예방통제기술위원회 의장은 힌두스탄타임스에 "확진자가 여전히 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집단면역에 의존할 수는 없다"며 "그보다는 치명률 관리 등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8일까지 270만2천742명으로 집계됐다. 6만명을 웃돌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이틀 연속 5만명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