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완치자에게서 공여받은 혈장이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암시하는 미국 의료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장은 혈액에서 혈구를 담고 있는 누런빛 액체로 전체 혈액의 55%를 차지한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연구진이 코로나19 확진자 3만5천명에게 완치자로부터 받은 혈장을 처방한 결과 치료 효과가 있었다고 AP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 결과 진단받은지 3일 이내에 항체가 고용량으로 함유된 혈장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들은 20%가 30일 이내에 사망했다.
반면에, 이후 항체가 저용량으로 함유된 혈장을 처방받은 환자들의 경우 30%가 사망해, 사망률이 더 높았다.
메이요 클리닉의 수석 연구원인 마이클 조이너는 "(혈장치료제를 투여한 환자들에게서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징후가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표본을 무작위로 선정하지 않았고 같은 분야 전문가들의 심사(peer review)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이번 연구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동정적 사용을 허용하면서 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처방받을 수 있었던 환자들을 상대로 진행됐다.
동정적 사용은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들에게 아직 승인되지 않은 치료제를 실험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밀라 오르티고사 뉴욕대 교수는 "102년 전부터 (전염병 치료에) 사용됐던 혈장치료제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반박 불가능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혈장치료제의 효능을 인정하더라도 치료제를 언제 어떻게 투여하는 게 좋을지는 불분명하다.
오르티고사 교수는 "코로나19 완치자들의 혈장에 있는 항체의 수는 일정하지 않다 측정하기 어렵다"면서 어떻게 혈장치료제를 활용하는 게 효율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혈장 기부자가 줄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뉴멕시코주에서는 지난 5월 50명을 넘겼던 혈장 기부자가 지난 6월에는 34명, 지난달에는 29명으로 줄어들었다.
미국적십자도 지난달 코로나19 혈장치료제 비축량이 7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반 헌혈자와는 달리 코로나19 항체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야 하는 등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목적으로 혈장을 기부하는 경우 까다로운 조건이 요구되는 것도 기부자 감소의 원인 중 하나다.
테네시주 휴스턴에서 응급의사로 일하고 있는 헨리 왕은 "실제로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은 15∼20명 중 한 명뿐"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