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맞서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연임 이후 양안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만 육군의 현역 영관급 장교가 주요 군사기밀 정보를 중국에 넘기려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대만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남부 가오슝(高雄)에 위치한 대만 8군단 소속 유(游)모 정보관(중령)은 심(SIM) 카드를 뺀 휴대전화로 지난달 중순 '한광(漢光)36호' 훈련의 중요 작전계획 등 군사 기밀을 촬영해 빼돌리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광 훈련은 중국군의 무력 침공 상황을 상정해 격퇴 능력과 방어 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으로 1984년부터 해마다 실시되고 있다.
유 정보관은 이들 기밀 자료를 중국 푸젠(福建)성에서 1.8km 떨어진 진먼(金門)섬의 지인을 통해 중국에 넘기려다 관계 당국에 체포돼 진먼 구치소에 수감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만 국방부는 전날 군과 관련기관이 공동조사에 나서 기밀 유출을 사전 차단했다며 이미 사법적 절차에 들어간 만큼 비공개 원칙에 따라 어떠한 논평도 내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는 그러면서 중국의 대(對)대만 침투 수법이 날로 다양해지고 있어 앞으로 기밀 자료의 보호 조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진먼 검찰과 법무부도 조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는다며 언급을 유보했다.
민진당 왕딩위(王定宇) 입법위원은 국가기밀 누설땐 무기징역형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이 강화됐다며 군 당국이 과학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장병들에게 기밀 보호 등 관련 교육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자유시보는 이달 초 북부 타오위안(桃園)의 6군단 산하 542여단 우(吳)모 장교의 방어작전계획 유출에 이어 2번째로 발생한 현역 장교의 기밀정보 유출 시도라며 이번 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대만에서는 2011년 초 당시 육군 통신전자정보처 처장인 뤄셴저(羅賢哲) 소장이 7년에 걸쳐 대만과 미국 간의 군사 정보를 중국에 빼돌린 혐의로 이듬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바 있다.
대만중앙통신(CNA)에 따르면 전직 입법원(의회) 의원 보좌진 3명도 13일 중국 스파이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들은 2012~2016년 대만 정부의 민감한 자료를 중국 정보기관에 넘기려 했고, 대만 내 중국 스파이 네트워크 구축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2명은 천수후이(陳淑慧) 당시 국민당 의원 보좌진으로 일했고, 기자 출신인 나머지 1명은 이후 장리산(張麗善) 당시 국민당 의원 보좌진으로 활동했다.
이들은 차이 총통의 건강정보를 빼내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해 6월 국가안전법 개정안의 입법원 통과 후 "국가를 배반하고 대만인에게 해를 입히는 사람은 가장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강한 처벌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