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관련 후속 법안이 상정된 4일 국회 본회의는 20명에 달하는 여야 의원들의 열띤 찬반토론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부동산이 모든 걸 삼켜버리는 악마가 됐기에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박근혜 정부의 공급 중단과 규제 완화가 그 시작이었고 저금리와 넘치는 유동성 자금이 합쳐져서 지금의 부동산 폭등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통합당 추경호 의원은 "지금은 증세가 아니라 감세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기침체 대응, 시장안정 측면에서 취득세와 양도세 등 거래세를 크게 내려 매물이 나올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정부의 정책 방향 전환을 요구했다.
의원들간에 발언 경쟁이 펼쳐지면서 논란이 될만한 발언들도 나왔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부동산값이 올라도 문제 없다. 다만 세금만 열심히 내십시오"라며 "불로소득이 있으면 거기에 따른 개발 이익을 환수 할 수 있게 해달라. 세금이 모이면 공공임대주택에 투입할 수 있다"고 했다.
정책의 목표가 '집값 안정'이 아닌 세금 거두기에 있는 것처럼 해석될만한 여지가 있는 발언이다.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투기세력과 비호세력, 이 두 세력 뒤에 숨어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이들을 조종하고 여론을 왜곡하는 어둠의 세력에게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한 뒤 웃는 통합당 의원들을 향해 "지금 웃으시는 분은 투기세력과 비호세력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해 항의를 샀다.
통합당 한무경 의원은 현 정부가 겸손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예를 들어 "소통에 미흡했고 공감능력이 떨어졌다. 30%의 콘크리트 지지율에 취해 국민 대다수를 위한 정치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 한방에 훅 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여권 의원 일부는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윤희숙 의원의 연설 서두를 빌려 쓰기도 했다.
용혜인 의원은 윤 의원과 똑같이 "저는 임차인입니다"이라고 입을 뗀 뒤 "내 집 마련 꿈도 못 꾸는 신혼부부, 청년으로서 부동산 세법을 찬성한다"고 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민주당 신동근 의원도 "저는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70만원 내는 진짜 임차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연설 도중 미래통합당을 약칭 '통합당' 대신 '미통당'이라고 호칭하자 통합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민주당에서 옹호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본회의 산회 이후 별도의 논평을 내 "국회의장조차 '약칭을 부를 때는 통합당이라고 해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민주당 의원은 또다시 '미통당'이라고 호칭했다"면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 대한 노골적인 무례"라고 비판했다.
신동근 의원이 과거 박근혜 정부가 전세 종말론, 월세 예찬론을 내놨었다고 발언하자 통합당에서 항의가 나오고 신 의원이 큰 소리로 "들어봐!"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