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재실사 기간 단축"…채권단, HDC에 역제안 검토

입력 2020-08-02 20:19
수정 2020-08-02 20:34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12주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에 기간을 줄이자는 역제안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에 하나 이번 인수가 무산됐을 경우, 현산이 재실사 거부를 계약 파기의 책임 전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2일 "재실사 기간을 확 줄여서 역제안하면 현산 측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산은 지난 26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12주간 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와는 달라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현산의 인수 의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현산이 재실사 결과를 인수 발빼기용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인수를 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방법은 많다"며, "대면 협상에 전혀 응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져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되면, 마땅한 다른 인수 주체가 없는 상황이어서 채권단은 우여곡절이 있더라도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결말을 바라고 있다.

양측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산은은 이번 주중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간담회 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다시 만나 담판을 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