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IT인간'은 정재홍 기자의 아낌없는 칭찬과 무자비한 비판이 공존하는 솔직 담백한 IT·전자기기 체험기입니다.》
이제 이름 외우기도 벅찹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A시리즈의 새로운 제품 갤럭시A21s가 출시됐습니다. 올해에만 갤럭시A71(국내에선 퀀텀) 갤럭시A51 5G(A51), 갤럭시A31(A31) 등을 선보였던 A시리즈인데, 가장 저렴한(29만7천원) 버전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앞서 A21s가 출시된 해외에서는 더 다양한 A시리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판매 국가마다 라인업을 다르게 구성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제품이 존재하는 거죠. 얼마 전 국내에 출시된 A31이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구동에 버벅거림이 있는 등 최적화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A시리즈는 A51 밑으로는 거르라'는 인식까지 생겨나는 모양입니다. 과연 후발주자로 더 저렴한 모델로 등장한 A21s의 성능은 어떨까요.
● 나아진 최적화에 무난한 펀치홀 디스플레이
갤럭시A21s는 좌상단에 전면카메라 구멍이 있는 펀치홀 화면을 탑재했습니다. 6.57인치 화면에 펀치홀까지 적용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화면이 작은 A31보다 화면이 더 커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대신에 LCD 디스플레이에 HD급 해상도(720 X 1600)밖에 지원하지 않습니다. 일반 유튜브 앱에선 720p 화면까지 지원합니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로 억지로 4k 영상을 틀 순 있지만 감당을 못 합니다. 같은 LCD 화면을 탑재한 홍미노트9S와 비교해보면 A21s가 조금 더 따뜻한 톤을 띕니다.
블루라이트 필터 적용시 보기 거슬릴 정도로 노랗게 변하는 홍미노트9S와 다르게 A21s는 갤럭시 특유의 안정적인 화면을 보여줍니다. 대신 블루라이트 필터를 조절하는 기능은 없습니다. 또 차가운 톤, 따뜻한 톤 등으로 색상을 변경하는 옵션도 없습니다.
해상도가 요즘(?)치고 낮다는 것 빼고는 무난한 화면을 보여주긴 합니다. 그러나 화면을 꾸며주는 요소는 많지 않습니다. 흔히 '노크온'이라고 부르는 '두 번 두드려 화면 켜기'나 'always on display(AOD)'도 없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갤럭시 A시리즈답게 상위 모델과 급을 확실히 구분하는 모양새입니다.
A31에 비해 최적화가 좋아졌다는 건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A31의 경우엔 카메라 앱이 멈추는 등의 상황이 발생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었는데요. A21s는 백그라운드 앱을 10개 정도 누적한 채 카메라 앱을 구동시켜도 버벅거리지 않습니다. 대신 A21s에 적용된 엑시노스850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eMMC 5.1 메모리 규격을 사용하기 때문에 앱 실행 속도는 빠른 편이 아닙니다.
● 5,000mAh 배터리 최강자?
엑시노스850은 삼성전자가 보급형 스마트폰에 탑재하기 위해 제작한 AP입니다. 저가형 모델인 만큼 절대적인 성능의 한계는 존재합니다. 벤치마크(긱벤치5) 점수를 비교해보면, 싱글코어 점수 183점 멀티코어 1,070점으로 갤럭시A31에 적용된 미디어텍 헬리오 P65(싱글: 348점 멀티: 1,227점)보다 낮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대체로 스마트폰 앱들이 싱글코어로 작동되는 만큼 아쉬운 성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실제 사용하는 데는 큰 무리는 없었습니다. 앞서 살펴본 대로 최적화는 오히려 상위 모델보다 나았고, 모바일 게임 등을 실행하는 데에도 큰 문제가 있진 않았습니다.
갤럭시A21s의 가장 큰 장점은 5,000mAh라는 큰 배터리 용량을 적용했다는 데 있습니다. 갤럭시A31도 같은 용량을 채택했지만 가격이 더 저렴하다는 측면에서 비교우위라고 평가할 수 있겠죠. 엑시노스850이 동급 대비 전력 효율이 좋은 ARM의 코어텍스(Cortex)-A55 기반 옥타코어 CPU로 구성돼 있어서 배터리 타임이 제법 긴 편입니다. 실제 삼성전자에서 밝히고 있는 배터리 수명 시간은 인터넷 사용시(와이파이) A21s가 23시간, A31이 20시간입니다. 다만 비디오 재생 시엔 A31이 1시간 더(22시간) 긴 것으로 봐선 실생활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참고로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가는지 알아보기 위해 5,020mAh 배터리를 탑재한 홍미노트9S와 비교를 해봤습니다. 두 제품 모두 유심칩을 제거한 상태에서 화면 밝기를 최대로 맞추고 와이파이 외엔 모든 기능을 끈 상태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재생했습니다. 30분 후 A21s는 배터리 잔량이 94%였고, 홍미노트9S는 96%로 나타났습니다. 결과는 아쉽지만 홍미노트9S AP(스냅드래곤720G)의 성능 레벨이 한 단계 높고 배터리 절대량이 많다는 측면에서 A21s가 선전했다고 분석해도 될 거 같습니다.
● 4,800만 화소 카메라는 좋지만 삼성페이는 없다
A21s는 4,800만 화소 메인, 800만 초광각, 200만 심도 및 접사를 갖춘 쿼드카메라를 탭재했습니다. 많은 양의 배터리와 함께 카메라는 A21s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요. 홍미노트9S의 4,800만 화소의 사진을 비교했을 때 화질 면에서 큰 차이는 없지만 A21s가 스마트폰 내에서 확대가 더 크게 된다는 특징은 있습니다.
인물 모드인 '라이브 포커스'와 파노라마 등의 기능을 제공하지만 4K 촬영은 불가능하고 야간 모드도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A31의 카메라 기능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동영상도 FHD 30프레임까지 밖에 지원하지 않습니다. 초광각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게 위안거리인데,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A시리즈라는 점에서 무난한 성능을 구현합니다.
31만원대 LG전자의 Q51이 1,300만 화소 후면카메라를 탑재했다는 점에서 '카메라'만 놓고 본다면 A21s이 조금 더 낫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Q51은 DTS:3D 입체 음향을 지원하는 스테레오 스피커와, LG페이까지 지원하죠. 삼성페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건 A21s의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삼성페이 때문에 갤럭시 브랜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급형 스마트폰에선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을 선별해서 구매하는 게 합리적입니다.
● 기본기는 탄탄한 A21s…매력 포인트는?
A21s는 국내에선 3GB 램에 32GB 모델로 출시됐습니다. 마이크로 SD카드를 추가할 수 있지만 기본 용량이 적다는 점은 아쉬운 점입니다. 비슷한 가격대 스마트폰들이 그렇듯 무선충전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갤럭시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꾸밀 수 있는 ‘굿락’ 앱 설치도 아직까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29만원대 가장 저렴한 A시리즈 제품에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 되는 거겠죠. 무난한 디자인에 효율 좋은 배터리와 4,800만 화소를 갖춘 카메라에 만족해야 하는 스마트폰입니다. 삼성페이만 됐다면 최고의 가성비라고 수식할 수 있었을 텐데 그점은 계속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