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갈등을 겪던 한국과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협력을 계기로 관계 개선에 나선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한류 콘텐츠를 방영을 재개하는 등 한한령(限韓令) 해제 움직임을 보여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중국 콘텐츠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관영 중앙(CC)TV는 최근 사드 갈등 이후 사실상 중단했던 한류 콘텐츠 방영을 재개했다.
CCTV는 전날 미식 프로그램 '후이자츠판'(回家喫飯)에 한국 드라마 팬인 중국 셰프들을 게스트로 초청해 한국 요리를 소개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방송에 출연한 셰프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치킨과 춘천 닭갈비 등을 직접 현장에서 요리해 소개했다.
CCTV는 또 7월부터 '호우시절'과 '엽기적인 그녀2' 등 한중 합작 영화를 재방영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사드 갈등이 시작된 이후 한중 합작 영화라도 한국 배우가 나오는 영화의 상영 및 방송을 중단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연기돼 지난 25일 개막한 제23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도 한국 영화 5편이 상영되는 등 영화계에서도 한한령 해제 조짐이 보인다.
상하이영화제 측은 온·오프라인으로 개최된 올해 영화제에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비롯해 '엑시트', '사라진 시간', '팡파레', '악인전' 등 옛 영화부터 최근 영화까지 한국 작품을 초청했다.
중국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후 아이치이(愛奇藝) 등 인터넷 콘텐츠 플랫폼에 한국 콘텐츠가 서비스되기는 했지만, CCTV 같은 관영 매체가 한류 콘텐츠를 다룬 것은 이례적"이라며 "올해 초 방탄소년단이 뉴스 등으로 짧게 다뤄지는 것 외에는 정우성과 차태현 등 정상급 한류 스타가 CCTV에 나온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그는 이어 "CCTV의 변화된 태도는 중국 내 콘텐츠 업체에 긍정적인 사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한류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CC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