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수익형 부동산 전망은"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

입력 2020-07-27 13:11
수정 2020-07-27 13:17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 인터뷰
"상가 시장 코로나19 타격 극심…공실률 사상 최고"
"오프라인 전용→온·오프라인 혼용 매장 변화"
"공실 우려 높은 오피스, 공유 오피스·공유 주방으로 재편"
집·도시·건축 이야기를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와 함께 들어봅니다. 방송에 모두 담지 못한 숨은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합니다. <편집자 주>

《올해 상반기 상업시설은 코로나19 여파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유동인구가 줄고 언택트 소비가 대세로 자리매김하며 상업시설을 찾는 발걸음은 뚝 끊겼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상가·오피스텔 시장은 어떻게 재편될까. 최근 인터뷰를 통해 만난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로 소비패턴이 바뀐 만큼 상업시설의 형태도 다변화될 것"이라며 "음식점의 경우 배달은 기본 옵션이, 고층 상가는 공유 오피스·공유 주방 등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Q. 상가 시장의 현황부터 짚어보자.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어느 정도인가?

"상가는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부터 꺾이는 분위기였다. 온라인 이용자가 증가하며 조금씩 안 좋아지고 있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타격은 극대화됐다. 서울의 식당 같은 경우 매출이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적게는 20%, 많게는 70~80% 감소했다. 소매점 타격도 컸는데 비대면 거래방식을 선호하는 수요자가 늘어나며 소매점 매출도 급감했다. 여러 사람이 밀집하는 환경인 노래방, PC방 업종에서도 큰 타격이 이어졌다. 전반적인 상가 시장은 최악 수준이었다."

Q. 상가 매출 감소와 관련해 눈에 띄는 수치가 있나.

"SK텔레콤의 '지오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카드 소비 명세를 집계해서 전반적인 상권 활성화 정도를 보는 거다. 샤로수길 카페 평균 매출이 지난해 12월에는 월 2,100만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올해 3월 1,400만원까지 줄었다. 이후 매출이 회복되면서 현재 1,700만원 수준까지 회복했다.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까지 올라오지는 못했다.

숫자로 드러나는 지표는 아니지만, 상가 분양을 받았는데 공실로 남은 경우 '이럴 바에는 내가 하자'며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프랜차이즈 점포를 내서 중도금과 이자라도 내자는 거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 창업이 부담되니까 이마저도 끊기는 흐름이다."

Q. 상권마다 차이가 있을 것 같다. 특히 타격이 심했던 상권은 어디였나.

"명동, 인사동, 대림동 차이나타운 등 외국인 관광객에 의존하는 상권의 타격이 특히 컸다. 외국인 방문자 수가 급감하면서 관광객 상권에 막대한 영향을 줬다. 또, 이태원을 비롯해 확진자가 대거 나온 상권도 방문자 수가 급감했다."

Q. 언택트 소비문화가 자리 잡으며 상가 시설의 모습도 변화할 것 같다.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까.

"단기적으로는 상가 공실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1분기 상가공실률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 수준을 새로 썼다. 공실 가속화는 지금도 계속되는 상태다. 언택트 소비문화가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상가는 분위기가 계속 안 좋다. 이것이 근본적으로 회복되려면 코로나19가 종식되거나 내수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

일각에서는 '결국에는 언택트만 살아남는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온라인 매장과 오프라인 매장을 혼용하는 매장이 늘어날 거라고 본다. 손님을 맞을 수 있는 공간도 갖고 있지만 배달·배송을 통해서 언택트 소비에도 대응하는 형태다. 기본적으로 모든 음식점은 배달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상가의 크기가 변화하지는 않을까.

"전반적으로 크기를 줄일 거라고 본다. 앞서 오프라인 전용 매장에서 온·오프라인 혼용 매장으로 바뀔 거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줄어드는 오프라인 공간 만큼 상가의 공간은 남게 된다. 결국 개별 점포는 필요없는 공간을 줄이려고 할 거다.

반면 일부 상가는 지금보다 크기를 더 키울 거라고 본다. 공유 오피스나 공유 주방 등이 대표적이다. 가령 상가를 분양하면 고층 상가는 분양이 잘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고층 상가 한 층을 넓게 틔워서 공유 공간으로 쓰는 거다. 각각의 매장으로 사용하던 상가를 하나로 통합해서 몇 시부터 몇 시까지는 어떤 업체가 쓰고, 다음 시간에는 다른 업체에 임대를 주는 방식이다. 이같은 공유 경제가 오피스 시장에서 많이 늘고 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안이 될 것 같다."

Q.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살펴볼 만한 지표가 있다면.

"양극화다. 중소 건설사 오피스텔과 대형 건설사 오피스텔의 분양 성패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올해 경기가 정말 안 좋았지만 10대 건설사가 분양한 오피스텔은 다 완판됐다. 반면 중소형 건설사 오피스텔은 상당수 미분양됐다. 대형건설사는 자본이 충분하니까 좋은 용지를 매입해서 분양한다. 시행사 역할도 할 수 있다. 브랜드와 함께 입지적 조건까지 갖춘 셈이다. 이미 수요자에게 '대형건설사가 짓는 오피스텔은 수익성이 괜찮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오피스텔이 시세 차익을 얻기는 원래부터 어렵긴 했지만, 앞으로는 브랜드 오피스텔 아니면 오피스텔로 시세차익을 거두기는 더더욱 어려워질 거라고 본다."

Q. 오피스텔을 언급했다. 오피스텔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6·17 대책으로 아파트는 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없게 됐다. 반면 오피스텔은 6·17 대책을 피해갔다. 시중 유동성이 많은 상태에서 투자할 곳은 필요하고, 오피스텔은 규제를 피한 반사이익을 얻을 거라고 본다. 오피스텔 거래량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 거래량이 지난해보다 27.7% 늘었다.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또한 오피스텔은 자금출처조사 대상이 아니다. 일부 투자자는 고가 아파트는 매입 자금 출처를 조사하니까 고가 오피스텔을 샀다가 징검다리 형태로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