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과 관련해 '바이러스 유출설' 논란의 중심에 섰던 중국 우한(武漢) 바이러스연구소의 스정리(石正麗) 연구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26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스 연구원은 지난 24일 사이언스지 단독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우한 연구실 유출 주장은 완전히 사실과 다르다"면서 "우리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 연구원은 코로나19 발생 초기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소문이 퍼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중국 언론을 통해 결백을 호소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에볼라 바이러스 등 치명적인 병균을 연구할 수 있는 중국 내 유일한 생물안전 4급(P4) 실험실을 갖추고 있으며,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지목된 우한 화난(華南) 수산시장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이에 이 연구소에서 인공적으로 합성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돼 확산했다는 소문 등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월 스 연구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러한 '연구소 바이러스 유출설'에 대해 "내 목숨을 걸고 실험실과 무관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에도 그가 많은 기밀서류를 소지한 채 가족과 함께 중국을 떠났다는 소문이 돌자 스 연구원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망명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줄곧 논란에 서 있던 스 연구원이 다시 한번 나서서 미국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스 연구원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는 코로나19 발원지라는 의심을 받으며 외부의 주목을 받아 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이 발원설을 심각하게 신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태껏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접촉을 한 적도, 연구를 한 적도 없다"면서 "바이러스의 존재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완전히 사실에 어긋난다"며 "그의 주장으로 우리의 학술 업무와 개인 생활은 심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스 연구원은 또 "이미 연구소 직원과 학생을 대상으로 혈청 검사 등을 진행했지만, 아무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없었다"면서 "현재까지 단 한명도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월과 5월에도 각각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와 관영 영문뉴스채널 CGTN에 결백을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