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선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부산 국립검역소에 따르면 지난 8일 부산항 북항 신선대부두에 들어온 러시아 어선 P호(7천733t·승선원 94명) 선원을 전수 진단 검사한 결과 3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32명 중 유증상자는 6명이며, 26명은 무증상 감염인 것으로 검역소 측은 파악했다.
나머지 선원 62명은 음성이 나왔다.
검역소 측은 부산시 보건당국과 협의해 확진된 선원 32명을 이날 낮 감염병 전담병원인 부산의료원으로 이송, 입원 치료할 예정이다.
음성 판정을 받은 선원 62명은 배 안에 격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검역소 측은 추가 감염을 우려해 음성 판정을 받은 선원들도 의심 증세가 나타날 경우 즉시 진단 검사하고, 격리 기간 종료 전 한 차례 더 검사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 한 달 새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8척에서 모두 78명의 선원이 감염됐다.
검역소 측은 P호 선박 수리작업에 참여한 수리업체 직원이 최소 20명 이상인 것으로 보고 이들을 접촉자로 분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러시아 선박 선원들이 집단 감염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P호에 승선해 수리 업무를 봤다가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부산 선박 수리업체 직원 A씨가 러시아 선원에게서 감염됐을 개연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P호 선박 수리작업에 참여한 업체 직원 20여 명 중 추가로 확진자가 나올 우려도 커졌다.
A씨는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연관 첫 번째 확진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선박은 입항 당시 승선 검역이 이뤄졌으며 의심 증상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배에서 내리겠다고 신청한 선원이 없었기 때문에 추가 승선 검역은 없었다. 선원 중 무증상 감염자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A씨 가족과 직장동료 등 밀접 접촉자들을 상대로 진단검사를 진행했는데, A씨 가족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시는 또 항만 검역 강화 조치 전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 올라가 수리업무를 본 업체 직원 수를 파악하고 있다.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항만 발 집단 감염 공포가 커졌다.
부산항 관계자는 "감천항뿐만 아니라 신선대부두 접안 선박에서도 확진자가 쏟아져 러시아 선박과 직접 접촉하는 항만 노동자와 수리업체 직원 등의 감염 공포가 더 커졌다"라며 "러시아 선박 연관 감염이 지역사회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