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투자자들을 애타게 만들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운용실태가 드러났습니다. 막장 드라마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총체적 난국이었는데요.
투자목적과 다르게 고위험 사모사채에 대부분을 투자해 회수 자체가 불투명한데다 운용사 대표는 이 돈을 횡령해 주식과 선물옵션 매매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상황이 이 지경이지만 감독당국이나 판매사는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상황입니다.
이민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안정적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5,151억원을 끌어 모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하지만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사모펀드는 초창기 구상일 뿐, 단 한번도 실제로 투자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옵티머스운용 대표는 개인적으로 펀드 돈 수백 억 원을 주식, 파생 투자에 쓰고 대부분 잃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다 보니 현재 만기가 지난 2,401억원, 24개 펀드 외 나머지 22개 펀드도 환매 연기가 불가피합니다.
금감원은 옵티머스 펀드 가치가 매우 낮다고 밝혀 사실상 해당 펀드서 건질 돈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말 그대로 '사기 펀드'이다 보니 이번 사태와 관계된 기관들은 책임을 얼마나 질지를 두고 눈치 보기 중입니다.
옵티머스 펀드 84%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투자자 유동성을 위한 선지급 안건을 논의했지만 최종 결정은 다음 이사회로 미뤘습니다.
선지급 비율이 50%로만 결정돼도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의 절반이 증발하기 때문에 농협중앙회, 지주사와 주주 등을 고려하면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아직 금감원이 NH투자증권의 '상품 선정 과정'을 검사 중인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이 책임을 회피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사태 수습 방관하는 NH(투자증권)는 자격없다"
금융당국과 예탁결제원도 발뺌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특히 금감원은 지난해 말 실태 점검과 지난 4월 서면검사를 통해 옵티머스 문제를 짚어냈다고 강조했지만 발 빠른 조치를 하지 못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조사를 거듭할수록 옵티머스운용의 '사기 펀드' 민낯이 드러나는 상황.
금융당국, 판매사, 예탁원간 책임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소외된 투자자들의 마음만 멍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