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아파트 46채 통째 판 매도인 "정부시책 맞춰 팔았다"

입력 2020-07-21 16:13
수정 2020-07-21 17:00
이지스자산운용, 지난달 약 400억원에 매입


이지스자산운용의 한 사모펀드가 서울 강남의 아파트 한 동을 통째로 매입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이 아파트를 판 매도인은 정부 시책에 따라 아파트를 매도한 것일 뿐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투기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매도인 A씨는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월드타워 매각 배경에 대해 "정부 시책에 맞춰 직접 건물을 지은 뒤 임대사업을 해오다가 다시 정부가 다주택자더러 집을 팔라고 해 시책에 맞춰 팔았을 뿐"이라며 "투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삼성월드타워는 46가구가 사는 14층 높이의 46세대 한 동짜리 아파트로, 1997년 9월 준공허가를 받았다. A씨를 중심으로 한 일가가 공동으로 소유해왔다.

그리고 지난달 중순 이지스자산운용사 사모펀드가 이를 약 400억원에 매입했다.

A씨는 "삼성월드타워를 지었을 무렵은 정부가 민간임대주택을 활성화하던 시기"며 "시책에 맞춰 이전부터 보유하던 토지에 주택을 짓고 20여년 간 임대사업자로 쭉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 재산을 정리할 때도 됐고, 무엇보다 다주택자는 집을 팔라고 한 정부 시책에 맞춰 매도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스운용 펀드에 매각한 이유에 대해선 "따로 사모펀드를 고려했던 것은 아니다"며 "매수자를 구하던 중 업계에서 이름 있는 운용사여서 적당한 곳이라고 판단했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서울 강남에서 상업용 건물 임대사업을 하는 법인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다만, 삼성월드타워 매각에 따라 개인사업자 명의의 임대용 주택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지스운용 측은 삼성월드타워 매매 건과 관련해 "서울에 신규 공급할 주택 부지가 없는 가운데 기관투자자가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를 통해 노후 건물을 매입·리모델링해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시장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규제 회피 의혹에 대해선 "사모펀드도 일반 법인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세제 적용을 받으므로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지난 7·10대책에서 법인 소유 주택에 대한 세부담을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했다.